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가고파] 대파-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04-15 20:17:12
  •   

  • 쉽게 살 수 있고 값싼 식재료로 생각했던 대파가 ‘금(金)파’가 된 지 오래다. 대파는 볶음밥부터 국, 찌개, 반찬까지 안 들어가면 서운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재료다. 한동안 텃밭에서 키워 먹던 대파가 떨어져 사러 갔다가 가격을 보고 한참을 망설이다 구입한 적이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갔다.

    ▼지난 1월 대파 한 단 가격이 4000원대에서 3월에는 7000~8000원대로 급등했다. 지난달 정점을 찍고 떨어졌지만 여전히 2000원 정도면 대파 한 단을 살 수 있었던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비싸다. SNS에서는 ‘금파’ ‘파테크’ ‘대파코인’ ‘홈파밍’ 등의 신조어가 나왔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대파를 키워 먹는다는 사람도 종종 보였다. 이렇게 대파 가격이 급등한 여러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이 재배면적 감소와 함께 기후위기가 꼽힌다.

    ▼지난 4~5년간 파값은 헐값이었다.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하면서 대파 출하면적은 1년 전보다 40%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해 여름 역대 최장 장마와 많은 강수량, 잇단 태풍 영향으로 대파 뿌리가 물러져 생산량이 급감했다. 2~4월 시중에 풀리는 겨울 대파도 지난 겨울 극한 한파의 영향으로 냉해를 입고 상당량을 폐기했다.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재배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은 이상기온이 워낙 많아 어떤 품종을 선택해야 할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한다. 대파 뿐만이 아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식량 생산 기반 자체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기후위기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농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기후위기 심각성을 인식하고 농업의 생존과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 답은 현재 열리고 있는 창원그린엑스포의 슬로건에 있다. ‘더 늦기 전에, 실천해요 기후행동’.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