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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예의염치(禮義廉恥)- 이상권(광역자치부 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1-04-05 20: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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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역사상 최고 정치가로 꼽는 관자(管子)는 나라의 강령으로 사유(四維)를 제시했다. 예의염치(禮義廉恥)다. ‘예’는 절도를 넘지 않고 ‘의’는 분별없이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는다. ‘염’은 청렴결백해 악행을 숨기지 않고 ‘치’는 부끄러움을 알아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는 마음이다. 이 가운데 하나만 끊어져도 나라가 기울고, 둘이 끊어지면 위태로우며, 셋이 끊어지면 뒤집히고, 모두 끊어지면 파멸한다고 했다.

    ▼예의와 염치는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덕목이다. 이를 망각한 부류를 파렴치한(破廉恥漢)이라고 한다. 정도를 벗어난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지기는커녕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이는 뻔뻔한 군상을 칭한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염불위괴(恬不爲愧), 철면피(鐵面皮) 등 몰염치를 질타하는 말이 즐비하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런 범주에 속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방증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관직을 청하는 시대다. 분별없이 벼슬길에 나아가지 말라는 관자의 경고가 무색하다. 공직선거 출마는 우월하다고 자평하는 자기애의 확신이 버팀목이다. 내재한 과시욕의 표출이자 극대화한 자신감의 외형화다. 하지만 대중 앞에 선다는 건 모든 걸 담보하는 반대급부를 요구한다. 사람 됨됨이라는 자기 수양의 전제가 필수 불가결 요건이다. 무엇보다 예의염치는 선출직에게 절실한 기본 소양이자 덕목이다.

    ▼7일은 재보궐 선거다. 경남 6곳을 비롯해 전국 21개 선거구에서 지역 일꾼을 다시 뽑는다. 대부분 예의염치를 저버린 선출직의 범죄로 임기를 1년여 남기고 벌어진 선거판에 나라가 아귀다툼이다. 재보선 비용만 937억300만원이다. 모두 국민 주머니에서 털어간다. 최선도 차선도 아닌 차악을 선출하는 게 선거라는 딜레마를 절감한다. ‘그래도 우리는 대대로 희망을 이어가고 있으니/그것은 망각이 주는 선물’(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쉽게 잊기에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하는 건 아닌지. 서글픈 현실의 악순환이다.

    이상권(광역자치부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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