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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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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소변길 치료’ 항생제가 능사 아니랍니다

[고령 환자의 요로감염]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 발생하는 흔한 질환
장기요양환자의 경우 최대 40 ~ 50% 발생

  • 기사입력 : 2021-04-05 0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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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파르게 상승하는 노인 인구와 이에 따른 의료비의 증가는 의료비 증가에 의한 사회적 부담 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갈등을 유발한다. 여러 질환 중 노인 인구에서 요로 감염은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많은 의료비용이 소요된다. 노인 인구에서 발생하는 요로 감염은 가장 흔한 감염 중 하나로 패혈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는 나이가 늘어나면서 증가하는데, 80세 이상에서는 약 20%의 유병률로 높아진다. 또한 장기 요양 기관에 있는 경우 여성의 경우 25-50%, 남성의 경우 15-40%의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김근숙 부장의 도움으로 고령 환자의 요로 감염에 대해 알아 본다.

    노인 인구에서 대부분의 세균뇨 환자는 무증상이다. 따라서 노인에서 세균뇨의 진단은 전형적인 요로 감염의 증상이 없을 수 있고 동반된 질환으로 인한 증상과 구분되기 어려워 감별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소변배양검사에서 1㎖당 105 이상의 균주가 배양되는 것이 요로 감염의 진단기준이다. 임상적으로 요로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도뇨로 시행한 요배양검사에서 102개 이상의 균주가 배양되는 경우에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요양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한 노인환자들의 경우 병력 청취가 어려울 수 있고 평소 갖고 있던 비뇨기적인 질환에 의한 증상과 구별이 쉽지 않다. 오랜 하부요로 증상은 세균뇨가 원인이 아닌 경우가 많고 발열만으로 요로 감염을 의심하기 보다 다른 발열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요의 냄새, 색, 탁한 요 등이 요로 감염과 관련 있을 수 있으나 수분 섭취 저하, 요실금, 약물 복용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경우를 배제해야 한다.


    무증상 세균뇨에 대한 선별검사는 지역사회, 혹은 병원이나 요양시설 거주지에 상관없이 권고 되지 않는다. 요양시설에 있는 거주자들에서도 무증상 세균뇨에 항균제를 투여하더라도 요실금과 같은 만성적인 비뇨생식기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요양 시설에 있는 고령의 세균뇨 환자에 대한 1년 추적 관찰 연구에서 치료가 생존율을 높이지 못하였고 오히려 약물 부작용과 관련 있었다. 그러나 폐색에 의한 수신증, 심한 당뇨 같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질환이 있는 경우 신장기능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카테터를 사용하거나 다른 침습적 장치, 인공구조물의 삽입, 항암제 및 스테로이드의 사용, 면역억제제 등의 복용 환자인 경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노인의 경우 무증상 세균뇨에 대해서는 다른 연령의 인구와 마찬가지로 지역사회, 혹은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 거주지에 상관없이 치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항생제의 사용이 증상 발현, 생존율에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약제부작용이나 내성균주에 의한 재감염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부요로 증상이 있는 경우 7일간의 약물 투여가 권유된다. 발열을 동반하거나 심한 전신증상을 동반할 경우 10-14일간의 치료를 시행한다. 노인인구에서는 다양한 질병과 대사작용의 감소로 약물의 분해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동반 질환으로 인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항생제 투약에 따른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대부분 무증상… 증상 없을 땐 치료 안해
    발열 등 있으면 요배양검사·항생제 처방

    도뇨관 삽입 기간 길수록 감염도 증가
    사용 자제하고 필요할 때만 삽입 후 제거


    요로감염은 병원감염 중 30-40%를 차지하며 이중 도뇨관 삽입과 관련된 비중이 70-80%로 도뇨관 관련 요로 감염은 입원 환자의 가장 흔한 감염으로 약 40%에 이른다.

    도뇨관 관련 요로 감염은 대부분 무증상이나 유치 도뇨 기간, 여성, 항생제 사용력, 도뇨관 관리 잘못으로 위험도가 증가한다. 이중 유치 도뇨 기간이 가장 중요하며 도뇨 유지 기간이 7일 이내에서는 10-40%에서 요로 감염이 발생하나 4주 이상일 때에는 100%에서 감염이 발생한다. 단기간 유치 도뇨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발열, 급성신우신염, 균혈증, 사망 등이다. 장기간 유치도뇨를 할 때는 단기간 합병증 뿐만 아니라 도뇨관의 폐색, 요로결석, 국소적인 요로 주변의 감염, 만성신우신염과 방광암 등이다. 하부요로 증상, 발열, 백혈구증가증이 일어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도뇨관은 정상적 배뇨 시 요에 의한 세척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소변이 도뇨관의 풍선 주위에 고여 있어 완전한 배출이 어렵게 한다. 임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치골 상부 불편감부터 발열, 오한, 측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앞서 기술한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이 용이하나 증상이 없이 발열만 있는 경우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도뇨관을 유치 하고 있는 경우 세균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요배양검사를 시행하면 대부분 양성으로 나올 수 있어 다른 발열 원인을 간과할 수 있다. 진단 및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기 전에 요배양 검사 및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반드시 시행한다.

    도뇨관 관련 요로감염 환자 중 도뇨관을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경우는 청결 간헐적 도뇨로 변경하는 것이 좋으며 요로 감염이 동반될 시 3-4일 간 항생제를 투약한다. 발열 같은 증상을 동반한 감염의 경우 항생제 투약 전 요 배양검사를 실시하고 도뇨관을 교환하는 것이 더 좋은 임상 결과와 낮은 재발을 가져올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간 도뇨관을 유치하는 것을 피하고 도뇨관의 필요성이 없어지면 바로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청결 간헐적 도뇨로 전환하여 감염의 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장기간 도뇨관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는 치골 상부 도뇨관 설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구 항생제를 경험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내성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요배양 검사 결과를 참고해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김근숙 부장은 “요양병원 환자에서의 요로감염은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동반질환 및 하부요로계의 질환 시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증상이 없는 세균뇨는 대부분의 경우 선별검사나 치료가 필요치 않다. 항생제 사용시 요배양검사에 기초하여 적절한 투약이 필요하며 대사작용이 떨어져 있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병원 환자의 경우 배뇨장애 등의 문제로 도뇨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지만 가능한 도뇨관을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가능한 단기간 사용 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요양병원 환자의 관리시 흔히 겪게 되는 요로감염과 도뇨관의 적절한 관리를 통하여 유병률을 낮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김근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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