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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인구절벽과 대학- 민병철(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스마트환경시스템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4-04 2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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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로 사건이다. 지방 대학(교)의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예견된 일이지만 그래도 그 충격이 심각하다. 엄밀히 말하면 수도권의 일부 대학 학과까지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을 포함하여, 심지어는 지방 일부 대학은 신입생 정원의 반도 채우지 못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필자가 고교를 졸업했던 1980년은 한 반 60명 정원에 약 20명 내지 25명 정도 대학을 진학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2021년 현실은 고교를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할 수 있을 정도로 대학 신입생 정원이 지나치게 많다. 즉 몇 년 전부터 예측된 인구절벽 시대의 생태계를 대학은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고, M(밀레니얼)세대를 거쳐 Z(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와 같은 신인류가 추구하는 대학교육 혁신이 더딘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신입생 미충원 사태를 크게 두 가지로 고민해 봤다. 대체적으로 수도권 소재 대학과 비수도권 소재 대학(지방대학)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과 또한 대체로 2, 3년제 대학교(편의상 ‘전문대학’)와 4년제 대학교(편의상 ‘대학교’)의 그것 또한 차이가 뚜렷하다는 점을 고민해 보자.(물론 별 차이가 없는 지역도 있음)

    과연 수도권 소재 대학이 M·Z세대가 요구하는 트렌드에 적합한 대학 혁신으로 지방 대학보다 신입생 유치를 잘한 것일까? 같은 질문으로 대학교가 전문대학보다 M·Z세대가 요구하는 트렌드 변화가 우수한 것일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몇 개의 단어를 나열하면서 표현하고 싶다. 명문대학, 출세, 인맥, 취업, 문화인프라, 부동산 값 등 사회문화적 현실이 복합화된 현상이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못하는 현실보다 대학 정원 조정을 강압적, 물리적으로 할 수 없는 현실도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두 번째 질문의 답을 단순하게 생각해 보았다. 학력 선호 사회에서 대체로 전문대학보다 대학교 진학을 선호하는 시대 상황(고교에서도 4년제 대학교 진학률을 따짐), 또한 학력 수준 갖고 전문대학이냐 대학교 진학이냐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한 현실이 일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앞으로도 더욱 심각한 학력인구 감소에 대한 대학의 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결코 단순하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이다. 다만 필자가 속한 폴리텍대학(2년제 학위과정)만 놓고 보면 고교 3학년 졸업 예정자보다 전문대학 및 대학교 경험자의 폴리텍대학 재입학(U턴)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미진학 사회 경험자가 입학을 한다는 현실을 두고 한 가지 방법을 찾아볼까 한다. 바로 이러한 자원을 흡수하는 대학이 되도록 모든 걸 변화하여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그 변화에 M·Z세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백지상태에서 새로 그려보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므로 1년 내지 4년을 대학을 다녔거나,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맘먹고 뒤늦게 입학한 학생(인문사회계열 경험자)들은 졸업 후 안정적인 취업처를 찾고자 하는 것이 기대치이므로 2년 과정이지만 4년 간의 반만 교육하는 4년제의 반(일명 반쪽짜리 대학교, half university)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한국폴리텍대학은 그들이 원하는 취업을 달성시키기 위해서 2년 간 이론보다 실습을 많이 한다.(4:6 정도) 그리고 융합된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학과 간 벽을 허물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폴리텍대학은 매년 학과 간 융합 개편, 캠퍼스 개편으로 M·Z세대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대학을 진학할 예비 대학생들은 2년, 4년이라는 숫자로 대학을 판단하지 말고 진학할 학과의 콘텐츠와 취업특화 준비 대학 그래서 본인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길 바란다. 그게 지방이면 어떠하며, 2년제이면 어떠하랴!

    민병철(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스마트환경시스템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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