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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비트코인 열풍-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1-04-04 2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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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대표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심상찮다. 1개당 가격이 2018년 1월 2600만원대까지 급등하며 고점을 찍은 이후 3년 가까이 큰 등락을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해 11월 2000만원을 다시 넘어섰다. 올 들어 3000만원선을 넘어선 이후 지난 2월 6500만원, 3월 7000만원선, 지난 3일에는 7500만원도 넘어섰다. 공식 결제수단 확산 등 2009년 첫 등장 후 재평가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됐다. 대규모 달러발행으로 달러화의 가치 하락, 국가 규제, 개인정보 유출 등…. 이의 극복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사용자 간에 일대일로 운영되는 방식의 전자화폐다. 전체 발행물량(2100만개)이 고정돼 있고 복제, 위조, 국가개입 등 외부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 비트코인 열풍은 이 같은 점으로 인해 달러나 유로화보다 더 안전한 자산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비판적 여론도 적지 않다. 파월 미국 중앙은행 의장은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너무 커 투기적 수단일 뿐”이라고 했고, 옐런 미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자금 세탁, 재산 은닉, 테러 자금 모금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거래를 수행하기에 투기적이다”고 비판했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아무 가치도 없고 계량도 할 수 없는 디지털 기호를 통화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 비트코인의 근본 가치는 영이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세계 패권국가로 올라섰다. 그 이면에는 달러화의 공고화를 통한 세계 금융시장의 장악이 깔려 있다. 하지만 달러화는 2008년 대규모 양적완화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달러의 발행결정 등으로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비트코인 열풍은 달러화의 거품으로 인한 달러 패권의 쇠퇴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시장 경고로 보인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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