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성산칼럼] 당신의 만우절, 안녕하신가요?-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간호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3-31 20:55:12
  •   

  • 지난해 시작되어 1년을 훌쩍 넘긴 코로나19 팬데믹이 백신 접종과 함께 점차 종식되고, 올해는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여행, 모임을 하는 등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꽃피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발병 초기부터 횡행했던 각종 유언비어, 가짜 뉴스 등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마스크 재료로 소진되어 휴지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는 헛소문에 일본, 미국 등지에서 극심한 휴지 사재기가 있었다. 또한 영국의 5G 기술이 코로나를 퍼트린다는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5G 기지국을 불태운 사건이나, 코로나 예방에 좋다는 말에 이란에서는 공업용 알코올을 먹고 40여명이 사망한 사건 등 지금 생각하면 믿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졌다. 최근에도 우리 대통령이 AZ 백신을 맞는 척하면서 더 안전하고 성능이 좋은 백신으로 바꿔치기 접종을 했다거나, 백신을 맞으면 치매에 걸린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방역 당국이 관련 게시글과 영상을 수사 의뢰까지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나 루머가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혼란을 야기하는 ‘인포데믹’(Infordemic) 현상이 자주 일어나 바이러스 못지않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선거철에는 더욱 기승을 부리는데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자극적인 가짜 뉴스가 지지자들의 ‘내 편에 대한 맹목적 신뢰, 상대편에 대한 적개심’과 결합되어 다시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불안에 기생하는 인포데믹과 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언론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정확하고 신속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정보를 소비하는 시민들도 정보의 출처와 정보 생산자들의 특정한 관점이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신념과 믿음이 어떤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다시 확인하고 스스로 진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자유로운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는 SNS, 온라인 게시판 등이 비방으로 얼룩지면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거나 목숨까지 잃게 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학교 폭력 피해 유형 중 사이버 공간에서의 ‘따돌림’, 언어폭력 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연예인의 잇단 자살의 원인으로 악성 댓글이 부각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는 연예, 스포츠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배달 음식점 등에 대한 리뷰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이라는 순기능을 하고 있지만, 악의적 별점 테러와 비방 댓글이 사실을 과장하고 업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등 폐해가 커지면서 대체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특정인을 비방하는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가 발생 건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온라인 상에서 허위 사실을 퍼뜨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처벌을 받는 중범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심코 쓴 비방 글이 당사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심리적 부담과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인식하고 서비스 운영 주체의 정교한 필터링 시스템 개발과 사용자들의 신고 등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

    오늘은 코로나19와 막판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맞이하는 ‘만우절’이다. 작년 4월 1일에는 포털 사이트에 ‘관광객들이 설악산 흔들바위를 밀어 떨어뜨렸고 이들이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입건되었다’는 가벼운(?) 가짜 뉴스가 퍼지기도 하였다. 모 가수는 자신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거짓말을 SNS에 올려 큰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외 기업, 연예인들은 코로나와 싸우는 이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만우절 행사와 장난을 중단하였다. 올해도 과열된 선거 전과 따뜻한 봄 정취 속에 특정인을 비방하는 가짜 뉴스 생산과 과도한 장난은 삼가야 할 것이다.

    정부는 물론 정치인, 연예인 등 사회 저명인사, 개개인이 정직하고 곧은 마음으로 실추된 사회적 신뢰 자본을 회복하는데 적극 동참하는 만우절, 2021년이 되길 바란다.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간호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