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가고파] 청년의 봄- 이종훈(광역자치부장)

  • 기사입력 : 2021-03-10 20:15:36
  •   

  • 동네 어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도 조금은 풀려 뭔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각종 통계지표를 보면 여전히 겨울이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따스한 봄기운이 더 고통스러움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30대 이하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부채 증가율은 중·장년층 대비 2배 이상 컸다.

    ▼불황이었던 청년 고용 시장에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청년 2명 중 1명꼴인 46%가 희망마저 포기하고 적성과는 상관없는 일자리를 선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학력이 높을수록 실업률이 낮지만 한국은 정반대라는 것도 안타깝다. 청년의 학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사실상 청년실업자는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취업률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국판 ‘잃어버린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잃어버린 세대는 취업빙하기 세대라고 불린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정부에서 직업훈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양성이 부족해 실효성도 떨어진다. 특단의 대책도 용돈주기 식의 일자리 사업 확대다. 기업도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안주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이 마주한 현실은 이래저래 고달프다.

    ▼청년은 ‘새로움’과 ‘신문명’의 건설을 의미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시작을 경험할 기회 자체가 차단되면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코로나19시대 청년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아니라 진정한 봄을 만끽하고 ‘꿈을 실현하는 세대’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자.

    이종훈(광역자치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종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