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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0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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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너 창원 모르지- 김유경(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1-01-07 20: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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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부모는 아들딸 다섯을 두었는데, 그중 셋이 서울로 진출했다. 그들은 지옥철을 타고 직장을 다녔고, ‘서울 태생’ 아이들의 부모가 됐다. 친지모임이 있던 날, 서울 태생 중 하나가 제 친구와 깔깔대며 통화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너 창원 모르지? 엄~청 시골.” 얼씨구, 전기도 안 들어온다고 하지.

    ▼대개가 이런 식이다. 서울이(서울이라는 것이 어떤 실체를 가진다면), 지역을 인식하고, 해석하고, 다루는 방식이 대체로 이렇다는 말이다. 나 아니면 전부 똑같은 시골. 여기서 ‘시골’이란 세련되지 못하고 낙후됐으며 중앙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뜻이 농후할 테다. 그러니 딱히 안중에 없는지 모르겠다. 극단적인 예가 지난해 7월 시간당 최대 80㎜ 폭우가 내린 밤 부산 초량 지하차도에서 벌어진 사망사고다. 그날 재난방송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은 올림픽대로 등 서울 일대 강우상황이었고, 시골에서 벌어진 재해는 날이 밝아서야 전파를 탔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정책은 시골에도 타격을 줬다. 지난해 11월 창원 성산구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2.94%로 전국 세 번째로 높았다. 피해는 애먼 지역민들에게 돌아갔다. 급기야 정부는 성산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대산면을 제외한 의창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북면에 한 번 가보시라. 아파트 단지에 ‘투기과열지구 지정 철회 요구서’가 붙었고, 입주민들은 서명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묻는다. ‘북면이 투기과열지구라니, 뭘 알고나 하는 정책인가’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주민자치, 재정분권, 특례시, 자치경찰 등 다양한 이슈와 이에 따른 담론이 잇따른다. 애초에 ‘중앙’과 ‘중앙 아닌 것’이 따로 있었을까. 지방자치법 정비는 이 질문에 대한 ‘다소 늦은’ 답이다. 너 창원 모르지? 여기에도 사람이 산다. 각자 제 멋을 갖추고 열심히 살고 있다.

    김유경(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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