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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0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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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부부- 제민숙

  • 기사입력 : 2021-01-07 07: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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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집 기울기는 각도가 늘 다르다


    어떤 날은 좁혀졌다 어떤 날은 벌어졌다


    예각과

    둔각 사이를

    질정 없이 넘나든다


    오래된 나사처럼 녹이 슬면 닦아주고


    헐겁고 무뎌지면 조였다가 풀었다가


    때로는 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그런 사이…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름은 ‘부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포근한 이름은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 연(緣)을 맺어 서로의 피를 뜨겁게 섞어 가족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탄생하니까요. 가족의 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대끼면서 미운정 고운정이 스며들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진한 향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원형은 바로 부부라는 이름에서 오는 것입니다.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는 환하게 떠올랐지만, 지난해의 고난과 역경이 그대로 이월되었습니다. 지금의 고난과 역경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전해드리고자 제민숙 시인의 ‘부부’를 소개합니다.

    ‘예각과 둔각 사이를 질정 없이 넘나들다’ 어느 한 사람이 아파서 녹이 슬면 다른 한 사람이 윤활유가 되어 그 녹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헐겁고 무뎌지면 조였다가 풀었다가’하며 아름답게 세상의 보폭을 맞추어 가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시인이 노래한 부부처럼, ‘때로는 걸음 멈추고’ 서로를 그윽히 ‘바라보는 그런 사이’가 되어,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이 역경을 잘 이겨내는 한 해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임성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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