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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0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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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낙엽 - 김미희

  • 기사입력 : 2020-11-05 07: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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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뭇잎은 새들에게

    나는 법을 배웠다


    누렇게 벌겋게

    온 힘을 다해 흔들리며

    나는 연습을 했다


    가을이 깊어갈 무렵

    나뭇잎은 드디어

    날 수 있게 되었다


    높이 더 높이 날기 위한

    날갯짓이 아니었다


    낮게 낮게 날아

    땅 위로 사뿐

    내려앉기 위한 날갯짓이었다.


    ☞ 나무에서 떨어져 짧은 비행을 하고 내려앉는 나뭇잎을 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때로는 바람을 타고 공중곡예를 하기도 하고, 내려앉았다가도 다시 파르르 살아나는 나뭇잎, 돌돌돌돌 함께 뭉쳐 다니며 땅구르기를 즐기는 나뭇잎도 이맘때 운치 있는 볼거리들이다. 나뭇잎이 새들에게 나는 법을 배웠다는 것, 또 더 높이 날고자 하지 않고 잘 내려앉기 위한 날갯짓이었다는 시인의 생각이 빛난다. 떨어진 나뭇잎들이 끝이 아니라 사뿐 내려앉아 새로운 봄을 위한 무언가가 되려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스산한 바람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낙엽이 겨울의 문턱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내려앉는 낙엽이라도 붙들어 가는 가을을 잡고 싶다. 장진화(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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