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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커밍아웃-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11-02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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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구 김해본부장·국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SNS에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 추 장관도 SNS에 해당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시스템 변화에도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는 글로, 추 장관을 비판한 이 검사를 협공한 것이다.

    ▼추 장관이 이 검사에 대해 인사보복을 시사하는 듯이 언급하면서 ‘커밍아웃’ 발언을 하자 일선 검사들의 항의성 입장표명 댓글인 ‘나도 커밍아웃’이 잇따르고 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장관님의 SNS 글에 대해’라는 글에 2일 오전 기준 “나도 커밍아웃”, “깊이 공감한다” 등 280건의 검사 실명 지지 댓글이 달렸다.

    ▼법무장관과 검찰 간 갈등에서 ‘커밍아웃’이란 표현이 계속 사용되자 성소수자 단체 등이 ‘무분별한 용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지난달 30일 “커밍아웃이 갖고 있는 본래의 뜻과 어긋날뿐더러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걸어온 역사성을 훼손하는 일”이란 성명을 냈다. 정의당도 같은 날 “추 장관과 검찰은 더 높은 인권 감수성을 지녀야 할 위치에 있으며 용어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커밍아웃(Coming Out)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영어 ‘come out of closet’(벽장 속에서 나오다)에서 유래한 용어다. 성소수자들이 더 이상 벽장 속에 숨어 있지 말고, 밝은 세상으로 나와 공개적으로 사회에 자신의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직 검사들의 용기 있는 입장표명은 이해하지만 용어선택만은 신중을 요구한다.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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