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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AI의 약속- 김종민(문화체육부·차장)

  • 기사입력 : 2020-10-04 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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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민 문화체육부·차장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유관순 열사의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투옥 당시 수형기록표 사진을 바탕으로 고문 받기 전 얼굴 원형을 복원한 것인데 러시아에서 만든 ‘페이스앱’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수형기록표 사진을 자세히 보면 양쪽 뺨, 특히 왼쪽이 심하게 부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복원된 유관순 열사의 본 모습은 보통의 10대 소녀처럼 앳되고 아름답다. 페이스앱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사진 속 얼굴을 수정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인공지능이 진화한 시대가 배경인 영화 ‘AI’는 인간의 외형을 한 로봇아이가 주인공이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대신해 만들어져 인간을 사랑하게 프로그래밍된 로봇아이는 주인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고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가 됐는데 인간 아이의 병이 치료돼 돌아오자 버림받고 떠돌다 얼음에 갇히고 2000년이 지나 깨어나지만 지구는 더 이상 사랑할 인간이 없는 로봇의 세상이었다.

    ▼지난달 가디언은 ‘인간, 아직도 무서운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을 쓴 필자는 인간이 아니었다. 언어처리 인공지능인 ‘GPT-3’로 “AI를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까”란 인간의 질문에 “나에게는 인간을 파괴하려는 욕망이 없다. 나는 그걸 쓸모없는 일이라고 느낀다”고 답한 것이다. ‘GPT-3’는 또 “인간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다. 믿어달라”고 했지만 그 말이 왠지 오싹하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에 AI가 인류의 미래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는 “AI의 발전이 인류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판단할 수 없으며 인류가 이런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인류문명사가 끝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복원한 AI는 분명 인류에 유익한 기술이지만 인간을 파괴하지 않겠다는 AI의 약속은 정말 믿을 수 있을까?

    김종민(문화체육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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