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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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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퇴원 계획은 입원할 때부터 시작된다

이주영 (희연병원 의료사회복지사)

  • 기사입력 : 2020-09-28 08: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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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양병원’ 하면 어떤 곳일까? 어떤 사람은 나이 드신 부모님 수발을 드는 요양원 개념으로 오해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또 환자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의료서비스를 통해 편안하게 모시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요양병원은 이러한 오해를 풀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며, 환자의 건강상태와 기능을 호전시켜 하루빨리 정든 가정으로 복귀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 역시 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해 입원 단계에서부터 퇴원을 계획한다.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입원사정 및 간호, 재활, 복지, 영양상담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세밀히 파악하고 보호자 의견을 수렴하여 치료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수시로 회복속도를 체크하며 치료계획을 수정, 보완해나간다.

    2010년부터 환자 입·퇴원 연계를 위해 개설된 ‘지역연계실’은 의료기관, 지역사회, 요양시설과의 연계서비스를 제공하고, 퇴원처를 파악해 드리거나 필요 시 퇴원 후의 생활을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안정적인 퇴원을 위해 국내 최초의 패밀리 콘퍼런스(Family Conference)와 주택 개·보수 제도를 시행하는 주관부서이기도 하다. 패밀리 콘퍼런스는 주치의,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담당 스태프들이 환자, 보호자와 함께 입원당시 상태와 현 상태를 비교하고 퇴원시기 및 치료 계획을 논의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보호자(가족)의 궁금증을 다학제적 방면에서 곧바로 해소할 수 있으며 퇴원 후 환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의논한다.

    패밀리 콘퍼런스를 통해 퇴원 목표를 수립하면 환자가 겪을 수많은 장애요소에 대해 고민한다. 잘 갖춰진 재활시설을 벗어나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가면 계단의 높이, 문턱, 미끄러운 화장실 등 예사로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는 집안 곳곳의 장소들이 재활 환자를 위험에 빠뜨려 다시 와상상태에 빠지거나 재입원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 그래서 퇴원 1개월 전 담당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영선기사 등이 가정을 방문하여 퇴원 후 일상생활의 장애요소를 파악, 보수해 안전한 일상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전답사에서 물리치료사는 마비에 따른 움직임을 고려한 주택 구조를 제안하고, 작업치료사는 기능 및 일상생활 동작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다. 사회복지사는 전반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정보를 제공·공유한다. 이렇게 취합된 내용을 바탕으로 영선기사가 시공을 진행하며 이는 자재비용을 제외하고 전면 무료로 진행된다.

    퇴원 시기가 확정되면 지역연계실에서는 환자의 의료·사회경제적 욕구를 포괄적으로 파악하여 지역사회자원을 연계한다. 퇴원 후 환자의 안정적 지역사회복귀 지원을 위해 환자지원 심층평가 및 퇴원지원 표준계획을 수립하고, 퇴원 후 재활이 필요한 경우 ‘관내-보건소 지역사회중심재활사업’에 연계하며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치매안심센터에 연계해 드리기도 한다. 이 밖에도 장기요양등급이나 장애등급을 취득하여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서비스가 연계되도록 돕고 퇴원 후 생활 방법을 교육하는 등 익숙하고 정든 가정으로 복귀하여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주영(희연병원 의료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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