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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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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여성 건강의 빨간 신호 자궁근종

김상훈 (창원제일종합병원 산부인과 원장)

  • 기사입력 : 2020-09-21 07: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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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훈 (창원제일종합병원 산부인과 원장)

    자궁근종은 한국 여성의 대표적인 여성 질환으로 산부인과 수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수술을 결정하기 전 수술 과정에 따른 불안과 수술 후 동반되는 후유증에 대한 걱정 등으로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실제로 환자들은 진료실에서 ‘남자 선생님들은 여자의 마음을 모른다’, ‘ 나는 자궁적출을 원하지 않는데 무조건 하라고 한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는지 마음에 상처를 너무 크게 받았다. 다른 치료법은 아예 설명도 안 해주시고…’, ‘ 이제 애 다 낳았는데 뭐하러 가지고 있으려고 하느냐? 이번에 그냥 수술하라고 해서 너무 속상하고 서러웠다’ 등의 심정을 표현한다.

    그렇다. 자궁은 임신을 위해 있는 기관은 아니다. 진료를 받은 의사로부터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수술을 원하지 않는 여성들은 이 말에 다 공감을 할 것이다. 자궁은 여성의 제2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여성 건강에 아주 중요한 장기이다. 특히 자궁근종이란 질환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아니다. 때문에 굳이 자궁근종이 있더라도 수술적인 치료를 실시할 필요는 없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근종의 크기와 위치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다. 생리 중 과다출혈이 심한 경우 빈혈을 유발하기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빈혈은 단순히 우리 몸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개념이 아니라 전신의 장기가 빈혈로 인해 기능 약화가 초래된다. 때문에 반드시 과다출혈은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빈혈이 있는 환자들은 피로, 부종, 심계항진 등을 같이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서서 일을 하는 환자들은 하지의 부종으로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을 호소하도 한다. 극심한 생리통은 직장생활과 학교생활 등에 지장을 초래한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통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주기가 되면 여성들은 걱정이 앞선다. 크기가 커거나 다발성 근종의 환자들은 방광이 눌리면서 잦은 배뇨로 인해 불편감을 호소한다.

    자궁근종 치료에는 호르몬요법, 자궁근종 색전술, 미레나 등의 자궁 내 피임 장치 시술 및 자궁절제술과 자궁근종 적출술 등이 있다. 몇 년 사이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 HIFU)이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강도초음파집속술은 하이푸치료로 불려지며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한다. 초음파를 돋보기로 빛을 모으듯이 집적하면 온도가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해 몸 바깥에서 자궁의 근종으로 초음파를 집적시켜 근종을 태워 괴사 시키는 방법이다. 마취와 절개가 없어 자궁을 그대로 보존하며 1박 2일 입원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퇴원 후 일상생활의 지장이 없다.

    진료를 보며 가장 안타까울 때는 2년마다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으며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한 환자가 한번도 자궁근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갑자기 자궁근종이 크다며 수술을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할 때이다. 자궁의 전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할 때 환자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자궁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어도 자궁경부암 검진 시마다 자궁 초음파도 같이 하길 권한다. 그리고 생리 시 출혈량이 증가하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면 단순히 호르몬 변화에 의한 증상이라 생각하고 간과하지 말고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증상 조절과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등 수술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훈(창원제일종합병원 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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