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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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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그 후] 암투병 중인 엄마와 집 없이 떠도는 수영이

‘정착의 꿈’ 여전히 멀지만… ‘마음의 문’ 열기 시작했다
임대아파트 입주했지만 문제 생겨
여전히 보금자리 찾아 전전 ‘불안정한 삶’

  • 기사입력 : 2020-08-05 08: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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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초 수영이 어머니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본지 2018년 8월 8일자 〈암투병 중인 엄마와 집 없이 떠도는 수영이〉에 사연이 소개된 후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됐다. 하지만 한 지인이 아파트에 수영이네가 아닌 친언니가 산다는 허위신고를 하면서 악몽 같은 시간이 이어졌다. (관련기사 ▲희망나눔 프로젝트 (47) 암투병 중인 엄마와 집 없이 떠도는 수영이 )

    매일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고, 경찰이 호출할 때마다 병원 갈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2시간 넘게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런 생활이 몇 개월간 이어지자 몸에도 이상이 생겼다.

    “3개월에 한 번 창원 경상대병원서 유방암 정기검진을 받다 2년 전부터 6개월에 한 번 검진 받을 정도로 호전됐었어요. 근데 합병증이 무섭더라고요. 약 부작용으로 살이 25㎏이나 쪘고, 스트레스 때문에 혈압에 문제가 생겨 버린 거죠. 지금은 혈압 약까지 복용하고 있어요”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 관계자가 수영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 관계자가 수영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영이 어머니는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었다. 그저 법의 심판에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아파트 문제는 지난 5월경 무혐의로 마무리되었지만,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했다. 아파트를 급하게 나오게 되면서 길거리로 나앉는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LH와 오해가 생긴 후로 추후 4~5년간은 계약이 어려워요. 시일이 지나 다시 신청할 수도 있지만 또 집을 주고 빼앗아 갈까봐 두려워요”

    아픔도 잠시, 수영이 어머니는 다시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다. 창원시 북면의 한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지만, 수영(가명·19)이 때문에 포기했다. 시내를 나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수영이가 대인기피증이 있어 버스를 못 타기 때문이다.

    돌고 돌아 정착한 곳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내 주택. 수영이와 둘이 살기에 적당했지만 매달 내야 하는 월세와 세금이 버거워, 다시 주거지를 알아보고 있다. 수입원이라고는 기초생활수급비가 전부다. 수영이네는 여전히 주거 불안정 속에 살고 있다.

    지난겨울 수영이는 모자를 눌러쓰고 패딩 옷깃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채 병원을 찾았다. 그 모습을 본 의사가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약을 권했다. 수영이는 전보다 훨씬 나아졌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만나는 게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수영이는 세상을 향해 조금씩 맘을 여는 중이다.

    2년간 작지만 큰 변화가 있었다. 집에만 있던 수영이는 새벽 운동을 시작했고,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설 정도로 밝아졌다. 고교 자퇴 후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 진학의 목표가 생겼다. 어머니는 수영이가 원하는 일을 적극 응원하고 있다.

    “수영이가 방황하던 시절, 제 몸을 돌봐야 해 그 시기를 받아주지 못했어요. 그게 제일 마음에 걸려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수영이를 지지하는 것뿐이에요”

    수영이는 캠퍼스를 누비는 꿈을 꾼다. 고교시절이 없었던 지난날을 대학시절로 꽃피우고 싶고, 또래 친구들과 캠퍼스 낭만도 즐기고 싶다.

    “아직 사람들을 만나는 게 제일 어려워요. 하지만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어요. 꼭 마산대에 입학해 아픈 사람을 보듬어 주는 물리치료사가 될 겁니다” 수영이에게 세상은 더 이상 두려운 곳이 아니었다.

    주재옥 기자

    ※도움주실 분 계좌=경남은행 207-0099-5182-02(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 7월 1일 9면 ‘네 식구 생계 도맡은 여고생 지영이’ 후원액 49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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