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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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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급성 심근경색] 더워질수록 심장이 위험해진다

여름철 심근경색 환자 수 겨울철보다 많아
땀 배출량 많으면 피 끈적해져 관상동맥 위험

  • 기사입력 : 2020-07-27 0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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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 기상청에서 올여름에 역대 최악의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대표적인 개인 방호구인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보내다 보면 조금만 더워도 쉽게 숨이 차고 열이 나게 된다. 바로 이럴 때 조심해야 할 질병이 있는데 바로 10년 넘게 우리나라 단일 질환 사망률 부동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돌연사의 주범, 급성심근경색이다.

    심장은 우리 몸 곳곳에 피를 보내주기 위해 힘차게 뛴다. 이러한 심장도 뛰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받아야 하는데, 만약 공급돼야 하는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거나 기타 특정 원인으로 내피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혈관 안에 급성 혈전이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생긴 혈전이 피가 흐르지 못하게 하고 산소를 받지 못한 심장 근육이 괴사돼 심장근육이 멈추는 경우를 심근경색이라 한다.

    ◇여름철에 심근경색 발생률 높아

    흔히 심혈관계 질환은 혈관이 수축해 좁아지는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2017년 기준 심근경색 여름철 환자 수가 겨울철 환자 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에 심근경색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높은 온도로 인한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량이 많아져 그에 따라 피가 끈적끈적해지기 때문이다. 피가 끈적끈적해지면서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혈전이 생길 확률이 높아져 동맥경화가 진행돼 있는 관상동맥을 혈전이 막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슴통증, 가볍게 넘기면 안돼

    심근경색 전조증상 중에 가장 주된 증상은 바로 흉통이다.

    심근 괴사가 동반되기 때문에 흉통이 오래 지속되고 무거운 물체에 눌려 부서지는 느낌을 받거나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또는 쥐어뜯기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운동을 하거나 빨리 걸을 때 또는 언덕을 오를 때 흉통, 압박감을 느껴 쉬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압박감, 불쾌감 또는 통증이 가슴뿐 아니라 목, 어깨 또는 팔에도 올 수 있다. 운동량이나 업무량이 과하지 않음에도 몹시 숨이 차고 가슴이 뛰며 잠시 휴식을 취하면 금세 회복된다. 조금만 빨리 걸어도 전과 다르게 어지러움을 느끼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등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증상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심근경색은 다양하고 무심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전조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언제 시작됐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심뇌혈관센터장 순환기내과 김민웅 교수는 “심근경색은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환자들의 30%가량은 평소 심장에 이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방치했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하며 반드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있는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1분 1초라도 빨리 내원할수록 30분 안에 심뇌혈관 초고속 CT로 심근경색 검사와 치료가 곧바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초고속CT로 혈관이 막혀 있는 관상동맥(흰 화살표).
    초고속CT로 혈관이 막혀 있는 관상동맥(흰 화살표).
    스텐트를 삽입해 막혀 있는 혈관을 확장시킨 후 모습.
    스텐트를 삽입해 막혀 있는 혈관을 확장시킨 후 모습.

    ◇혈관의 확장, 혈관 우회술 등 치료법 다양

    심근경색으로 인한 환자가 응급실로 왔다면 심전도와 혈액 검사를 통해 심근효소 수치를 확인하게 된다. 심전도상 특이적인 변화가 동반되고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여러 약물을 주입하게 되고, 심장 초음파 검사 등이 진행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심근경색으로 진단된다면 어느 병원, 어느 의사라도 초를 다투는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주로 3가지 치료 방법이 있는데 혈전용해제(약물)를 이용한 방법과 심혈관성형술(풍선확장술 및 스텐트를 이용한 시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방법이 있고 관상동맥 우회술이라는 수술적 방법도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시술이 최대한 빨리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범위와 규모가 큰 개흉수술로 치료가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여러 병원에서 응급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을 시행해 경과 및 예후가 많이 향상됐다.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은 요골 또는 대퇴동맥에 작은 바늘을 찔러 작은 관을 임시로 끼워 넣는다. 이 작은 관을 통해 심혈관조영술을 시행해 좁아진 부위나 막힌 부분의 위치를 확인한다. 병변을 확인하게 되면 그 병변에 가느다란 풍선을 넣어 확장시켜 그 후 스텐트라는 철망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은 1주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어 환자들이 받게 되는 치료의 부담감과 후유증, 입원 및 재활 기간이 대폭 감소하게 됐다. 심혈관조영촬영을 한 결과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기에 어려울 만큼 심할 경우에는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숙련된 전문의의 판단이 중요하다.

    ◇심근경색 예방, 어렵지 않아

    여름철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혈관 내 혈전과 탈수를 예방하는 목적인데 술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이뇨작용 때문에 오히려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심근경색의 일차적 예방은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증의 예방법과 같다. 동맥경화의 4대 위험인자는 흡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이 중 특히 흡연 여부가 중요한데 젊을수록 흡연 여부는 더욱 중요한 위험인자가 되며 그 외에 비만, 가족력 유무 등이 위험인자가 된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적절히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김민웅 교수는 “심장, 뇌졸중 증상 같은 경우는 잘하는 의사 찾는다고 증상이 있으면 멀리서 차를 운전하거나 택시를 타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119 구급대원과 동승해 구급대원이 환자의 상태를 통해 의료기관을 판단하게 됩니다. 명의(名醫)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골든타임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김진호 기자

    도움말=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심뇌혈관센터 순환기내과 김민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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