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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58) 헤차리(매차리), 나뿌다

  • 기사입력 : 2020-06-26 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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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창녕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이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한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끔찍하더라. 프라이팬으로 아이의 손가락을 지지고 쇠막대 등으로 때리기도 했다는데, 자식을 그렇게 학대했다는 게 믿기지 않더라고.

    ▲경남 : 아아가 집에서 탈출했을 직에 등더리캉 모가지에 상처가 나 있었고, 화상 흔적도 있었다 안카더나. 니 말맨치로 부모가 그랬다 카는 기 믿기지가 않더라꼬.

    △서울 : 등을 뜻하는 등더리란 말 오랜만에 듣네. 등더리는 네가 저번에 무더운 여름에 하는 등물 얘기하면서 가르쳐줬던 기억이 나네. 학대를 당하던 아이가 자신이 살고 있던 4층 높이 집에서 추락 위험을 무릅쓰고 옆집 테라스로 넘어가 탈출했다잖아. 아이가 탈출한 집 사진을 보니 정말 아찔하더라고.

    ▲경남 : 엣날에는 아아 고육시킨다꼬 헤차리 겉은 거로 쌔리기도 했지마는 인자는 그라모 안된다 아이가. 꽅(꽃)으로도 쌔리지 마라 안카던가베.


    △서울 : 그럼,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체벌은 없어져야지. 아이가 잘못한 게 있다고 하더라도 말로 타이르고 가르쳐야지. 그건 그렇고 이야기 중에 ‘헤차리’는 ‘회초리’를 말하는 것 같은데 맞아?

    ▲경남 : 하모, 회초리 말하는 거 맞다. ‘어머이(어무이)가 아아 나뿐 버릇을 바로잡을라꼬 헤차리를 들었다’ 이래 캤다. 인자는 이런 말도 씨모 안되겄다. 앞에 말 중에 ‘나뿐’은 ‘나쁜’을 말하는 기다. ‘나쁘다’를 겡남서는 ‘나뿌다’라 칸다. 그라고 헤차리는 ‘매차리’라꼬도 마이 카고 ‘매초리’라꼬도 캤다.

    △서울 :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3만여 건이 넘고, 최근 5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은 134명이나 된다더라. 그리고 가해자의 약 80%가 부모래. 법무부가 부모의 자녀 체벌을 법률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데, 이참에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는 제도 등을 제대로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지.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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