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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도 진토 된 세월이 흘렀으나
그대여 오롯하다 금동의 상륜부
투구에 일장검으로
지맥을 짚고 섰다
장부의 기개 닮은 풍모 의젓하고
석공의 섬세한 눈썰미 살아있는
휘도는 스란치마의
결도 숨겨 두었다
통일신라 때 세운 것으로 이렇게 전탑의 원형을 가진 탑은 드물다. 특히 금속제 상륜부의 구성이 오롯이 남아 있는 경우는 거의 유일하다. 탑신의 체감률이 매우 적절하여 안정감은 물론 내부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에선 당대 공예기술의 미려함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 탑은 늠름한 남성성과 함께 섬세한 여성성까지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작품이다.
사진= 손묵광, 시조=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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