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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경계 없는 하나의 도시 창원-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0-02-09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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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10년이 지났다. 2010년 7월 1일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하여 출범한 창원시 이야기다. 당시 통합 창원시는 마산, 창원, 진해 등 3개 시의원들의 찬반 투표만으로 진행됐다. 3개시 시민, 108만 지역주민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다. ‘전국 제1호 자율통합’이란 명분으로 정부는 주민투표 없는 통합을 밀어붙였다. 통합의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통합 창원시의 청사, 야구장의 입지 등 사사건건 소지역주의로 지역민들의 마음에 상처만 남겼다. 근대화시대에 전국 7대 도시의 자부심을 자랑하던 마산시민은 ‘마산’이란 이름을 잃어서 서러웠고, 시민에서 구민으로 전락한 진해사람들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구 창원시민들의 속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통합 후 창원시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통합 당시 진해에 위치하기로 한 야구장이 2014년 새 야구장 위치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 발표하면서 진해지역 주민 반발은 최고조에 달했다. 급기야 창원시의회 ‘계란투척’ 사건으로 해당 시의원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당시 이 사건으로 큰 상을 받은 사람도 있다. 경남신문사 사진부 김승권 기자다. 그는 2014년 제51회 한국보도사진전에서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지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으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지역의 대표신문사로서 대상 수상은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우리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통합 당시 108만 인구는 현재 104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인구가 줄어든 원인이 통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주력 제조업이었던 조선업과 자동차 등 기계 산업의 쇠락과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로 좋은 일자리들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창원시가 풀어야 할 숙제지만 창원시의 강소기업특구, 스마트산업단지 선정 등은 앞으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도시통합으로 각각의 시민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마산, 창원, 진해시의 통합으로 얻은 것이 있다. 2011년 창단한 통합창원시 연고의 NC Dinos 야구단이다. 통합시가 아니었으면 프로야구단을 유치할 수 없었을 것. 2019년 3월 창원시는 3년의 공사 끝에 시비 815억원을 비롯 12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도 부러워할 명품 야구장을 얻었다. 1월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2030’ 비전으로 통합 창원시를 10년 뒤 ‘경계 없는 하나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올해 이 명품구장에서 가을 야구를 통해 창원시민들이 마음을 열고 지역연고 팀을 함께 응원할 수 있다면 통합 후 10년간 겪었던 갈등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20년 7월 1일은 시민의 날이기도 하며, 창원시는 통합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에 대한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필자의 전공이 도시계획이라서 그런지 어떤 비전으로 내용을 담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창원의 미래발전을 위해서는 도시성장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이를 위하여 국책사업인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경제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산업구조의 다각화 등은 필수 항목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통합으로 인하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창원권 개발제한구역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창원시의 개발제한구역은 도시를 관통하고 있어서 도시를 공간적으로 단절시키며, 이는 지역간 불균형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바라는 것은 지난해 3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후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시’ 지정이다. 이는 창원시의 새로운 10년을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여야 할 것 없이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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