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도둑- 권순희
- 기사입력 : 2019-12-19 07:57:45
- Tweet
-
우리 집 내 방에
시간 도둑이 들었어요.
컴퓨터 게임 조금 하는
눈 깜짝하는 사이
아 글쎄!
세 시간이나 슬쩍 훔쳐갔지 뭐예요
하지만
더 놀랍고 얄미운 거는요
우리 할머니 방에
매일 매일 몰래 찾아와
몇 시간씩 화살보다 빠르게 훔쳐 가는데
할머니는 팔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못 잡았대요.
☞ 눈 깜짝하는 사이 2019년이라는 시간을 도둑맞은 것 같다. 시간 도둑은 참 재주도 좋다. 화살보다 빠른 시간을 더 빠르게 훔쳐 가니 말이다. 그러니 동시 속 할머니도 팔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못 잡았겠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이 되니 시간 도둑이 더 활개를 치는 것 같고, 그래서 더 얄미워진다. 다가오는 2020년은 365일이 아니라 366일이란다. 하루 24시간을 더 선물받는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우리 모두 시간도둑 단속을 더 단단히 해야겠다. 장진화 동시인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