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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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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99) 제25화 부흥시대 ⑨

“바람둥이인가 봐요”

  • 기사입력 : 2019-10-31 07: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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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학교를 세우고 관공서도 지었다. 유엔에서도 원조가 들어왔다.

    ‘폭격하여 폐허를 만들고… 다시 짓고 있으니….’

    미국인들의 행태가 기이했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요.”

    집에 돌아오자 김경숙이 부채질을 하면서 말했다.

    “이제 곧 장마가 올 거야.”

    이재영은 욕실에서 씻고 나와 식탁에 앉았다. 김경숙이 음식을 차렸다. 그녀는 검정치마 저고리를 입고 있었다. 홑저고리와 홑치마라 여자의 곡선이 자극적으로 드러났다. 김경숙의 아이들은 소파에서 동화책을 보다가 제 방으로 갔다.

    “아이들은?”

    “아이들은 이따가 먹으라고 할게요. 어르신과 어떻게 상을 같이 받겠어요.”

    “아이들은 하루 종일 뭐해? 학교에 가나?”

    이재영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가기는 해도 운동장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교실도 다 무너지고 불에 타서….”

    “더워서 어떻게 운동장에서 공부를 해?”

    “그늘에서 공부를 하나 봐요.”

    학교도 엉망이었다. 전쟁 중에 공부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공부하는 아이들이 많아?”

    “바글바글해요. 미군이 와서 옷도 나누어주고 빵도 나누어주고 그래요. 우유가루 옥수수가루도 나누어주고….”

    이재영이 저녁식사를 마쳤다. 아이들이 전쟁 중에 학교에 몰려오는 것은 먹을 것을 나누어주기 때문이다. 미국의 원조는 교회를 통해서도 들어왔다. 원조품을 얻기 위해서도 사람들이 교회로 구름처럼 몰려왔다.

    아이들과 김경숙이 저녁식사를 했다.

    이재영이 침대에 누워 잠을 잘 때 김경숙이 옷을 벗고 침대로 올라왔다.

    “어르신은 여자가 많아요?”

    김경숙이 이재영의 품속을 파고들면서 물었다.

    “응. 많아.”

    이재영이 김경숙에게 올라가 엎드렸다.

    “왜 많은 여자와 사랑을 해요?”

    “여자가 좋으니까.”

    “바람둥이인가 봐요.”

    “질투하는 거야?”

    이재영이 김경숙에게 엎드려 입술을 포갰다. 전쟁은 여자들까지 비참하게 만들었다. 남편을 잃은 여자들이 돈이 있는 남자를 찾아 떠돌고 있었다.

    “아니요. 전 자격이 없어요.”

    김경숙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재영은 김경숙과 사랑을 나누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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