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거부의 길] (1650) 제24화 마법의 돌 150

“한 번 해보겠습니다.”

  • 기사입력 : 2019-08-19 08:04:30
  •   

  • 공장은 금방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았다. 장부를 살폈으나 이익은 나오지 않고 적자였다. 장부도 어수선하여 기록이 들쭉날쭉했다.

    “왜 공장이 이렇습니까?”

    이재영이 최준구에게 물었다.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적고… 기술자들이 하나둘 떠나서 그렇습니다.”

    최준구가 민망한 표정으로 얼버무리면서 대답했다.

    “기술자들이 많이 있습니까?”

    이정식이 최준구에게 물었다.

    “있습니다만 품팔이를 하고 있습니다.”

    “서류에는 직원이 120명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파서 안 나오는 겁니다.”

    이재영은 얼굴을 찡그렸다. 최준구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일은 하지 않고 월급만 받아가는 노동자들이 70명이나 되는 것이다. 공장이 잘 돌아갈 리 없다고 생각했다.

    “공장을 불하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습니까?”

    “누가 이런 공장을 불하받겠습니까?”

    최준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재영은 공장을 둘러본 뒤에 갈빗집을 찾아갔다. 수원왕갈비는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공장이 완전히 엉망이더라.”

    이재영이 입을 열었다. 수원까지 왔는데 헛일을 한 것 같았다.

    “저도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정식은 후회하는 표정이었다. 잠자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부지는 아주 넓습니다.”

    이철규가 서류를 살피면서 말했다. 그러나 공장부지는 매매도 잘 되지 않는다.

    “몇 평이나 돼?”

    “2만평쯤 됩니다. 공장의 남은 부지에 노동자들이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박민수가 대답했다.

    “사장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불하를 받아서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겠어?”

    이재영은 부정적이었다. 공장은 인수해 보아야 골치만 아플 것 같았다.

    “아버지, 저에게 한 번 맡겨주십시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정식이 입을 열었다.

    “노동자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을 거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어떻게 할 건데?”

    “노동자들의 마음을 얻어보겠습니다.”

    이정식이 단호하게 말했다.

    “좀 연구해 보자.”

    이재영은 선뜻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