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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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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바다를 푸르게 하라- 정일근(시인·경남대 석좌교수)

  • 기사입력 : 2019-06-09 2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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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바다가 죽어가는 현실을 대할 때마다 오래전 2004년 ‘조선문학’에서 읽은 ‘바다를 푸르게 하라’라는 소설이 기억납니다. 북한의 젊은 여류소설가 최련의 작품이었습니다. 뜻밖에도 북한의 바다 환경에 대한 소설이었습니다.

    2000년 북한에서 열린 남북한 작가 만남에 가서도, 다녀온 뒤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읽은 북한소설은 제 글맛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련의 소설은 뜻밖이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여성과학자를 등장시켜 북한의 바다 생태계 보전 문제를 담고 있었습니다. 작중 화자는 역시 여성인 윤해송이었습니다. 그녀는 고향인 ‘련포 앞바다’에 ‘침광시약 시험분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파견되는 책임부원 박신철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시약공장이 만들어지면 바다 주변 바다풀을 연간 수백 수천t을 사용해야 될 문제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국가사업과 50년, 100년 뒤의 바다와 푸른 바다를 지키려는 사이에서 해송은 이렇게 토로합니다.

    ‘바다풀 그 자체와 그 주변에 모여 사는 미생물들은 물고기들의 먹이로 리용될 뿐 아니라 은신처로도 되고 알쓸이터로 됩니다. 그 물고기들은 자기 서식터를 잃게 되고 결국 바다생물계의 사슬고리는 파괴됩니다.’

    이 소설의 결론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그건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겠습니다. 다만 윤해송의 시선을 우리 바다와 세계 바다로 돌리면 윤해송의 고민에 대한 답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해송의 고민은 북한의 고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고민인 것입니다.

    우리 바다는 연안 암반지역의 해조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다의 사막화를 백화현상이라 하는데 암반이 회색으로 변해버립니다. 백화현상은 바다를 산성화시킵니다. 인류가 미래로 가는 ‘워터 프론터’인 바다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백화현상의 주범은 지구온난화입니다. 1998년 엘니뇨현상 발생으로 전 세계의 바다가 백화현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얕은 바다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가 내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얕은 바다에 물고기가 살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백화현상과 같은 위험으로 바다 오염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플라스틱과 폐비닐은 바다 지형을 바꾸고 있을 정도입니다. 북태평양에 사람이 불법으로 버린 연간 5000만t의 바다쓰레기로 만들어지고 있는 섬이 있습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한반도 크기의 7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해 인근과 제주에서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대련에서 버려지는 쓰레기가 주범이라 합니다. 지금은 작은 규모지만 안심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합니다.

    그 쓰레기를 먹고 고래가 죽고 바닷새가 죽고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섬의 플라스틱이 강한 자외선에 녹아 해저로 떠내려간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은 나노 크기인 0.000000001m까지 녹아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있습니다. 이건 미래에 대한 경고입니다. 지금도 매년 바닷새 100만 마리와 바다 포유류 10만 마리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노 크기의 플라스틱에 오염되는 바다 먹이사슬의 최종 단계가 사람입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50년만 되어도 바다에서 잡을 생선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 경남은 남쪽으로 바다를 가지고 있습니다. 청정해역이라 자랑하지만 바닷속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쓰레기가 떠다닙니다.

    보전할 바다의 문제는 여름이라 기대하는 바다와는 다른 속사정이 깊을 것입니다. 모두(冒頭)로 돌아가, ‘바다를 푸르게 하라’는 명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인 것입니다.

    정일근(시인·경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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