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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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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53) 화재로 전 재산을 잃은 소혜네

“화재로 집 잃었지만 가족들 건강… 이 시기만 잘 견디면 희망 있어요”
생계 끈이었던 중고물품 모두 불타

  • 기사입력 : 2019-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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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사례 관리사가 소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혜(가명·7)는 엄마와 동생과 함께 지난 3월 큰일을 겪었다. 어느날 밤 집 작은방에서 불길이 치솟아 세 식구가 황급히 대피하는 화재사고를 겪은 것. 소혜가 안전하게 대피한 후 처음 엄마에게 물었던 질문은 “마당에 살던 고양이들은 어떻게 됐어?”였다. 엄마는 소혜에게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소혜 엄마는 지난해 소혜 아빠와 이혼을 하고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다. 결혼기간 상당 시간을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며 가족을 돌보지 않은 남편이었다.

    이후 엄마는 유아용품과 장난감 등 중고물품을 사들여 되파는 방법으로 생계를 이어 왔다. 그렇게 한 달 내내 중고물품 시장을 무대로 쉬지 않고 뛰어도 벌어들이는 돈은 한 달에 많아야 20~30만원. 그래도 어린 아이들을 두고 일을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중고물품 거래는 엄마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번 화재를 겪으면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되팔기 위해 사들여 집에 보관한 중고물품이 모두 불에 타버렸고, 폐허가 된 집에서 그을음을 털어내고 챙겨온 장난감과 옷가지 몇 점이 남은 것 전부. 당장 둘째 아이에게 먹일 분유나 기저귀, 소혜가 입을 옷도 전혀 없어 적십자 구호센터로부터 물품을 지원받아야 했다.

    화재 발생 이후 오갈 곳이 없어진 엄마는 친정 어머니가 계신 시골에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하지만 혼자 사시는 친정 어머니 생활 또한 그리 넉넉지 못해 소혜 엄마의 마음은 편치 않다.

    더욱 안타까운 부분은 기초수급이나 저소득 한부모 지원 같은 공적서비스를 신청하고 싶어도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는 점이다. 자동차 대출 캐피털 1500만원가량이 발목을 잡았다.

    딱히 경제적 능력이 없던 소혜 아빠가 소혜 엄마 이름으로 대출을 받은 후 이혼을 하면서, 대출금과 이자는 고스란히 소혜 엄마와 두 아이에게 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소혜 엄마는 당당하고, 소혜와 동생도 밝고 천진하다. “소혜도 학교에 가고, 둘째도 어느 정도 자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으면 뭐라도 해서 생계를 이을 자신이 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은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요. 불이 났지만 천만다행으로 저와 아이들이 무탈했고, 화재로 세간을 모두 잃어 잠깐 어려운 것뿐 이 시기만 잘 견디면 아이 둘 데리고 사는데 자신 있습니다.”

    통합사례 관리사는 “후원금으로 당장 필요한 생활용품을 갖출 수 있다면 소혜네 가족들이 정서적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소혜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립 의지가 강해 이 시기만 잘 지난다면 충분한 역할을 하는 사회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의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유경 기자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19년 3월 13일자 18면 ‘(52) 여관서 지내는 은지네’ 후원액 571만원(특별후원 BNK경남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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