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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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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이 눈부신 생명의 계절에…- 황채석(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조정위원)

  • 기사입력 : 2019-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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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는 꽃을 통하여 웃는다고 한다. 만개한 목련 개나리 진달래를 보며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도 저 봄꽃들처럼 화사하게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는 어떤 의미로는 현대사 중에서 가장 심각한 난국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정치, 사회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경제까지도 매우 어렵다고들 아우성이다.

    특히 경제는 불확실한 세계 정치 경제 여건과 경제 대국들의 무역전쟁, 끝없이 이어지는 노사분규, 파업 등의 여파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떤 뾰족한 대책이 없는 한 상당한 기간 난국이 계속될 것 같고,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을지도 모를 지경이 되어 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지금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여러모로 갈등과 혼란의 터널을 지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빈부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지역갈등 등 수많은 갈등들이 최고조에 달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 땅은 어떤 혼란 속에서도 지금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삶의 소중한 터전이다. 그러기에 갈등을 넘어선 공동체적 가치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훌륭한 CEO의 리더십 못지않게 구성원들의 책임감 있는 참여의식이다. 즉 훌륭한 멤버십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어떻게 한 나라, 그것도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민주화된 나라에서 CEO 한 사람의 능력과 지혜만 믿고 수수방관하고 속수무책일까? 국가나 사회, 기업 등 어느 분야에서든지 한 사람의 CEO 역할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모든 분야에서 CEO의 한 사람의 능력에만 의존하고 있어야 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 사회의 구성원들의 자질과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온통 나라가 동서 좌우로 찢기고 갈린 형편에서도 정당들은 당리당략만 일삼고 그 외 구성원들인 국민이나 조직사회 일원들은 방관적인 자세이거나 불평, 불만 또는 포퓰리즘만으로 어려운 사회를 더욱더 혼란으로 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나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멤버들은 진정으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아니면 탁상공론식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지 우리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천박한 논리로 이전투구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주창하는 가치가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향후 대대손손으로 이어지는 국가나 사회의 기반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멤버인 국민들은 냉철하게 우리 국가나 사회에 어느 가치가 더 유익한 가치인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는 CEO나 리더 한 사람에게만 의존해서는 절대 이룰 수 없다. CEO와 멤버 자신들의 한계 인식과 협력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물론 오늘의 이 어렵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이 상황이 한두 가지의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차피 우리도 이 사회의 멤버 한 사람이기 때문에 멤버십을 발휘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대지가 꽃을 통해 웃고 있는 창밖을 다시 바라본다. 공해와 미세먼지 속에서도 어김없이 꽃을 피운 저 대지에다 성자처럼 입술을 갖다 대고 싶다. 지친 영혼과 오염된 흙을 맑게 씻어내고 혼란한 이 사회를 바르게 잡아 나가는 일 말고 이 봄에 무엇을 더 할 수 있으랴. 이 눈부신 생명의 계절에….

    황채석 (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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