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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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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은 우뚝 서서- 김교한

  • 기사입력 : 2019-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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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산은 우뚝 서서 온갖 희비 다 삭이고



    비구름 바람 속에도 자정自淨의 노를 저어



    그 터전 무너지지 않는 명상의 성을 쌓는다.



    한 시대 믿음 잃고 표류하는 거리에서



    망연茫然히 우러러보는 핏발 선 눈물 거두며



    그 일념 비상의 꿈은 흔들리지 않는다

    ☞ 기해년의 붉은 심장이 산정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지구촌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빌며 희망을 염원합니다. 시인의 마음처럼 ‘비구름 바람 속에도 자정(自淨)의 노를’ 젓듯, 지상에서 가장 맑은 마음꽃을 키웁니다. 화사한 세상을 일구려는 의지가 매우 강렬합니다. ‘한 시대 믿음 잃고 표류하는 거리에서’도 발아래 파아란 시(詩)촉을 틔워 평화를 이루려는 노시인의 신념만큼은 푸르고 푸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외유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파란 물결 눈에 보이는 고향 바다’를 노래한 시인을 가슴 깊이 품고 삽니다. 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절절한 사랑이자 어쩌면 심연으로 새기는 ‘그 일념 비상의 꿈’인 것입니다.

    하여 우리에게 산은, 그 자리 묵묵히 선 채로 비와 바람은 물론 꽃과 단풍 그리고 얼음의 날을 다 받아낸 굳건한 아버지의 표상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조’는 정해진 율격 속에 풍요로운 서정과 현실적인 시대정신을 응축하는 시입니다. 그런 일념의 치열한 시정신이 없으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을 뿐더러, 좋은 시를 쓰는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 아무쪼록 지면에 소개되는 시(시조)가 웅비하는 태양처럼 더 뜨겁게 사랑받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성구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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