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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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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프로젝트 (49) 열네 살 유정이의 꿈

“몸이 불편한 이들에 희망 주는 사회복지 공무원 되고 싶어요”
뇌병변 장애로 몸 많이 불편하지만
학교 생활 잘하고 성적도 상위권

  • 기사입력 : 2018-10-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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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네 살 유정(가명)이의 꿈은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아빠의 몸이 가진 한계와 불편을 매일 경험하면서 비슷한 처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고 싶다.

    유정이는 출생 당시 호흡 곤란과 골반 뒤틀림으로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성장하면서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현상이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후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았다. 골반 뒤틀림이 심해 등하굣길에 자주 넘어진다. 때문에 하교 후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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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관리사들이 유정이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정이는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집안 형편을 뻔히 알면서도 ‘왜 우리 집은 돈이 없나’ 하는 말을 내뱉게 된다. 몸이 불편해도 학교생활도 비교적 활기차게 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지만 요즘은 자신의 신체조건에 대해 의기소침해지기 일쑤다.

    유정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와 함께 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정이를 돌보는 사람은 할머니, 할아버지다. 아빠는 대학을 졸업한 뒤 학원을 개업해 운영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마비 증상이 잦아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파킨슨 증후군 판정이 났다. 곧 학원 경영이 어려워졌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왔다.

    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 병과 흡사하지만 뇌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학술적으로 증후군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문제는 파킨슨 증후군은 희소병으로 약도 없다는 것. 현재 아빠는 몸 전체에 걸쳐 근육 수축과 근육 강직을 보이며 자리에 누워 거동을 전혀 하지 못한다. 초기에는 걷는 것이 어렵고 경미한 치매 증세만 보였지만 현재는 눈동자의 움직임도 거의 없이 천장만 바라보는 상태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들을 하루라도 더 살리고 싶다’는 염원으로 번갈아가며 아빠의 대소변을 받아 낸다. 목욕을 시키기 위해 아빠를 둘러업고 난간에 앉혀 겨우 몸을 씻긴다. 하지만 이미 두 사람의 나이가 일흔을 넘긴 고령에, 유정이도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에 앞이 막막하다. 유정이네는 수급비와 장애연금을 합해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한다. 노부부는 최소한으로 지출을 줄여 아픈 아들과 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나아지지 않는 형편에 마음만 안타깝다.

    사례 관리사는 “유정이 가족이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유경 기자

    ※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9월 12일자 18면 ‘(48)두 다리로 걷고 뛰고 싶은 민진이’ 후원액 520만원(특별후원 BNK경남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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