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7월 26일 (월)
전체메뉴

[밀착취재] 복지 사각지대 발굴하는 SNS

손끝으로 작은 관심 ‘톡톡’…숨겨진 소외계층 눈에 ‘쏙쏙’

  • 기사입력 : 2018-10-01 07:00:00
  •   

  • 최근 SNS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웃의 메시지 한 통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을 찾아내고 지원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행정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웃을 살피는 따뜻한 관심과 함께 견고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려는 당국의 노력이 더 절실하다.

    메인이미지
    365일 창원지킴이 톡(카카오톡플러스친구).

    ◆SNS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사례= 창원에 사는 오모(35)씨는 가정 해체로 홀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최근 평소 앓던 중증 질환이 악화되어 일을 할 수가 없는 처지가 됐다.

    오씨는 간단한 끼니 해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졌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근근이 버티며 지내기를 몇 달,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창원시 사회복지 공무원들에게 “동네에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이웃이 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접수되면서, 그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메인이미지

    오씨의 사례를 담당한 구청 통합사례관리사는 “대상자를 찾아 만나보니 의식주가 어려울 정도로 위기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의료기관과 연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해 생계와 의료,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이어 “요즘 은둔형 청·장년 단독가구가 적지 않은데, 대체로 정보에 취약하고 소극적인 성향을 지녀 도움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주변 이웃들의 작은 관심이 위험에 처한 이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지역의 김모(65·여)씨는 슬하에 자녀들이 있으나 왕래가 드문 홀몸노인 세대다.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으로 매월 60만원 상당을 받지만 대부분 병원비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 형편이 어렵다.

    김씨는 어느 정도 연금 수급액을 받아 자신이 복지대상자가 되는지 몰랐고 어디에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사연도 최근 SNS를 통해 사회복지 담당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도움을 받게 됐다.

    김씨를 담당한 통합사례관리사는 “사례자는 연금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가지만, 병원비도 벅차 기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뇌병변 등 장애가 있음에도 급수가 낮아 다른 지원은 받지 못하는 데다 당뇨와 혈압, 협심증, 무릎 관절 이상 등 건강상 문제가 심각했다”며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지원하고 이후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차상위계층 본인부담경감대상자로 신청해 현재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의료비만 경감되면 자활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메인이미지
    김해야 톡!(카카오톡플러스친구).

    ◆이웃들 따뜻한 관심 필요한 이유= 오씨와 김씨는 창원시가 사정이 어려운 주민이나 이웃을 카카오톡으로 제보받기 위해 운영 중인 ‘365일 창원지킴이 톡(카카오톡플러스친구)’을 통해 발굴된 사례자들이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이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9월 초순까지 333건의 사례를 접수했고 그 중 216명에 공공지원 및 민간서비스를 지원했다.

    또 김해시가 올해 7월부터 ‘김해야 톡!’을 개설해 운영에 들어가는 등 SNS를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 신고 시스템은 경남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는 추세다. 기존 주민센터 등에서 방문이나 전화를 통해 사례를 접수하지만, 이를 이용할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고 더욱 신속한 신고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해 발굴된 사례자들 대부분은 제도권 밖에 놓여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대표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로는 ‘복지사각지대 고위험 의심대상자 전수조사’가 있다. 해마다 상·하반기에 거쳐 단전이나 단수, 사회보험료 체납 등 각 기관의 정보를 분석해 대상자를 선별한 뒤, 지역보호체계를 활용해 현장에서 지원 여부를 살피는 방식이다.

    메인이미지

    이를 통해 경남에서 지난 2016년 1만8546명, 지난해 2만4960명,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1만6318명 등 최근 3년간 5만9824명이 복지 사각지대에서 벗어났다.

    아울러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등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펼치고 있고, 시·군·구에서 민·관 협력을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회’를 구성해 사각지대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현장 조사와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인력 부족 등의 한계로 사각지대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창원시 사회복지과 희망복지담당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는 누가 언제 어디서 취약계층화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사정을 잘 아는 이웃들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발견하고 알려주면 복지담당 공무원 등이 찾아가 도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기초생활보장이나 차상위, 긴급지원 등 공적지원은 물론이고,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물품이나 후원금 전달 등 민간자원을 활용해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 서민복지노인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사회복지 제도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제도가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발전되어져야 하겠지만, 지역사회의 관심이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