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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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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46) 빚 때문에 힘겨운 영민이네

100만원 남짓한 엄마 월급에 다섯식구 생계 의존
장사하다 생긴 빚 2억원 갚을 길 없어
아빠는 허리 디스크로 일하기 힘들어

  • 기사입력 : 2018-07-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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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민(가명·8)이네 가족이 힘겨운 생활을 하기 시작한 건 아빠가 운영하던 스포츠용품점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부터였다.

    학교 납품과 동호회 납품으로 곧잘 운영되던 가게는 온라인 숍과 대형 경쟁업체가 각광을 받으면서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영민이네는 가게를 줄여 변두리로 나가야 했고, 스포츠용품점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아빠는 빚을 얻어 호프집도 열었다.

    하지만 호프집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이후 국숫집, 슈퍼 등 갖가지 장사에 손을 댔지만 지금은 2억원이라는 부채와 함께 아빠의 심각한 허리 디스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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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례 관리사들이 영민이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것저것 하면서 친정집 도움도 받았고, 살던 집도 처분해야 했고, 오갈 곳이 없어졌어요.”

    영민이네 엄마는 ‘열심히 살았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형편’에 지쳐가고 있다. 살 집도 없어진 상황에서 영민이네 식구들은 호프집 구석에 판넬을 깔아 먹고 자는 생활을 무려 5년 동안이나 했다.

    주거환경 악화는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문만 열면 스며드는 담배연기로 영민이와 누나들은 천식을 달고 산다. 아토피도 있다. 호프집을 정리하면서 지금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에 월세를 구했다.

    디스크로 일을 할 수 없는 아빠는 얼마 전 대형 폐기물 업체에 취직해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을 알선해주고 수수료를 가져가는 형식의 일이다 보니 50만원 정도 수입이 발생해도 차량 유지비와 알선비를 내고 나면 10만원이 채 남지 않는다. 10만원이라도 벌어보고자 아빠는 아픈 허리로 트럭에서 잠을 자가며 군산과 천안을 오간다.

    엄마는 현재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낮시간 동안 일해 13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성실히 일한 덕분에 얼마 전 정직원으로 채용돼 월급이 조금 올랐지만 엄마가 벌어오는 100만원 남짓의 월급에 다섯 식구의 생계가 달려 있다.

    무엇보다 해결이 시급한 것은 월세와 관리비, 도시가스비가 1년 이상 체납된 현재 생활 상황. 아파트 가스가 끊겨 LPG 가스통을 연결해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난방이나 온수는 전혀 할 수 없어 전기 플레이트에 물을 데워 쓴다. 지난 겨울은 전기 매트에 의존해 살았다. “집 안에 가스통이 있으니 위험하고, 애들을 마음대로 씻기지도 못하고, 매달 월세는 나가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례 관리사는 “아이들이 한창 자라는 시기에 빚 때문에 생계가 어려운 영민이네 식구들에 대한 지역사회 내 보호와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긴다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가정이다.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유경 기자

    ※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 6월 13일자 18면 ‘대출 이자 감당 못하는 민교네’ 후원액 505만원(특별후원 BNK경남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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