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7일 (수)
전체메뉴

[작가칼럼] 거짓의 종말- 임창연(시인)

  • 기사입력 : 2018-06-01 07:00:00
  •   
  • 메인이미지


    최초의 거짓말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간교한 뱀이 하와를 속여서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먹어서 최초의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 벌로 여자는 해산하는 고통을 갖게 되었고 남자는 땅을 파는 수고를 하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말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거짓말이라는 것은 마치 일상처럼 되어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거짓말이다. 아이들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본다. 어쩌면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거짓말이라는 DNA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에는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트로이 전쟁은 두 나라 간 비슷한 전투력과 트로이의 강력한 요새로 인해 10년 동안 공성전을 벌였으나 끝이 나지 않았다. 이에 그리스 군대는 오디세우스의 제안에 따라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30여명의 군인을 그 안에 매복시켰다. 그리고 그리스는 이 목마를 버리고 거짓 퇴각을 한다. 트로이인들은 전쟁이 끝난 줄 알고 목마를 승리의 상징이자 전리품으로 여기고 성 안으로 들여놓고 축제를 연다. 축제를 즐기고 모두가 잠들게 되자 목마 속에 숨어 있던 그리스 군인들이 트로이 성문을 열었다. 대기 중이던 그리스 군대가 일제히 쳐들어 오면서 트로이는 함락되고 말았다. 상대 나라를 속여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 목마가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이다.

    개인과 개인의 사이에서 속이는 일은 금전적인 손해나 개인적인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다. 그것이 나라와 나라에서 일어날 때는 국가의 멸망까지 초래한다. 그것은 수많은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특히나 전쟁에 있어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승리하기가 힘드니 거짓 정보를 주어서 큰 타격을 입혀 승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거짓말은 다시 회복할 수도 있으나 국가 간의 전쟁에서 속이는 것은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되고 만다.

    다가오는 6월 13일은 지방선거이다. 후보로 나선 많은 경쟁자들이 과거의 일들에 얽혀서 거짓과 진실의 게임을 하고 있다. 당장 결과를 알 수 없고 서로가 우기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것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당장은 많은 사람들을 속이겠지만 자신의 양심은 속일 수가 없는 까닭에 혼자만의 부끄러움을 안고 살게 될 것이다. 혹은 죽더라도 그 후손들이 그 불명예를 영원히 안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만약 거짓을 일삼는 사람이 지역의 대표로 뽑힌다면 지역민들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그 자리에 앉아서도 예사로 거짓을 저지르게 되기 때문이다. 거짓말이나 행동은 처음 하기가 어렵지 습관이 되면 양심에도 더께가 앉아서 부끄러움이 없어진다.

    거짓말이나 거짓의 종말은 반드시 있다. 이 세상에서는 거짓에 대한 행위가 범죄에 연관되어 있거나 법에 위반이 되지 않으면 처벌이 되지 않는다. 정작 두려운 건 이 세상이 끝이 아니라 영원이라는 내세가 있을 수 있는 까닭이다. 모든 종교들이 거짓에 대한 심판을 말하고 있다. 그 심판은 영원한 육체적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스스로 거짓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창연 (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