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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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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태실지가 명당에 있는 이유

  • 기사입력 : 2017-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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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 곤명면 용산리에 위치한 ‘다솔사(多率寺)’는 조계종 제14교구 범어사의 말사로서 경남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절이다. 다솔사는 ‘많은 군사를 거느린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표현하면 대장군이 나오는 터가 된다. 절을 올라가다가 길 오른편에 어금혈 봉표(御禁穴 封標)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바위가 있는데, 어명으로 다솔사 도량에 혈 (穴·묏자리)을 금(禁)하게 한다는 표지석이다. 봉표는 1890년(고종 광무25년)에 경상도 진주관아 곤양읍성에서 세웠다. 1890년 지역 유지들이 다솔사를 포함한 그 주변이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이라는 말을 듣고 무덤을 세우려 하자 스님과 지역 백성들이 반대 상소를 올리자 고종이 그 뜻을 받아들여 표지석을 세우게 했다 한다. 주산(진산)인 봉명산 일대에는 다솔사를 포함한 지기(地氣)가 좋은 자리가 많으며 이곳에서 많은 인재가 나고 거쳐 갔다.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다솔사를 승병기지 삼아 구국활동을 했으며, 적멸보궁 오른쪽에 위치한 응진전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수도한 곳이기도 하다. 부처님 사리탑과 적멸보궁이 위치한 곳에 생기맥(生氣脈)이 흐르면서 길한 기운이 강하게 감지됐다.

    사천시 곤양면 흥사리에 있는 매향비는 복을 빌기 위해 바다에 향목을 묻고 그 내력을 기록한 비석이다. 물에 넣으면 가라앉는 나무를 강이나 바닷가에 묻으면서 복을 비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를 매향(埋香) 또는 침향(沈香)이라 한다. 이 비석은 1387년에 세워진 것으로 자연석 위에 15줄 204자를 새겨 놓았다. 매향비의 건립 목적과 건립 연대가 확실한 이 비석은 내용이 전혀 없는 평안북도 정주(定州)에 있는 비석과 달리 가치가 아주 높다. 이곳도 산의 맥(脈)이 이어져 내려와 암석으로 끝맺음을 한 길한 자리에 있다.

    사천시 곤명면 은사리에는 조선 제4대 왕인 세종대왕(1418~1450) 태실지(胎室址·‘태’를 안치한 터)와 가까운 곳에 조선 제6대 왕인 단종(1452~1455)의 태실지가 있다. 국운과 관계 있다고 믿었던 조선 왕실은 명당에 왕실 자식들의 ‘태’를 묻기 위해 태실도감을 설치한 후, 전국의 명당을 물색해 안태사(安胎使·왕실 사람들의 ‘태’를 묻는 일을 위임받은 관리)에게 묻게 했다. 그러나 1597년 정유재란 때 왜적에 의해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그 후 1734년(영조10)에 비석을 세우고 정비를 했지만, 왕실의 태실이 길지에 있다는 것을 안 일제에 의해 조선 왕조의 정기를 끊을 목적으로 전국에 산재한 왕실의 태실을 경기도 양주로 옮기고 태실이 있던 땅은 모두 민간인에게 팔아버렸다. 은사리에 있는 단종의 태실지에는 민간인의 무덤이 있으며, ‘터의 기운’이 대단히 좋은 길지이다. 세종대왕의 태실지는 도로 바로 위에 안내판과 함께 석조물을 두고 경계를 표시했지만, 실제는 50m 위의 산 정상에 본래의 태실지가 있다. 하지만 가는 길은 없고 나무와 풀만 무성하여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사천시는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길을 정비하고 안내판을 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 시대는 거의 병원이 산실이며 아기를 키워서 성장하게 하는 집이 생가가 된다. 그래서 건강한 삶을 위한 ‘터’와 ‘주택’의 선정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아파트나 빌라, 단독주택의 지기가 약하다면 마사토와 같은 고운 흙으로 1m 이상 성토하는 것이 좋다. 현관 입구는 수구(水口·기운이 드나드는 곳)로서 신발은 항상 정돈을 잘하되, 신발코는 문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 거실이나 방의 창문이 북향은 되레 괜찮지만 서향인 경우에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반드시 쳐서 서향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요사이 완공한 아파트는 대부분 거실이나 방을 넓게 사용하도록 발코니를 확장하는데, 확장한 부분은 흉한 파가 나와서 건강을 해치기 쉽다. 거실이 남향이면 안방을 거실 옆에 배치한 집이 많지만, 안방은 안채의 개념이므로 서향 창문의 방이 아니면 굳이 거실과 나란히 둘 필요는 없다. 싱크대 개수대는 더러운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고, 밥솥은 개수대와 거리를 최대한 띄워야만 냉기와 온기의 혼합으로 인한 ‘기의 교란’을 막을 수 있다.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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