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선창에서
별을 덮고 잤다
찬 배가 금방 따뜻해졌다
나를 찾으러 온 엄마도
함께 눕는 소릴 들었다
소금꽃 핀 얼굴로 아침에 들어가면
엄마는 버릇 들겠다
여름이 얼른 가야지 하며
하얀 별밥을 차려 주었다
☞ ‘물가에 배를 대고 짐을 싣거나 부리게 만든 시설’을 두고 선창이라 합니다. 바닷가 마을에서는 이 선창은 동네 사랑방이 되며, 특히 여름이면 엄연히 집을 두고도 잠자리를 펼쳐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곳이 됩니다. 예전에는 흔하디흔한 풍경이었습니다.
시인은 낡은 선창에서 별을 덮고 잔 그 기억들이 아스라합니다. 어느 먼 별나라에서 온 듯, 읽는 그대도 그러할 것입니다. 바닷가 마을이 고향인 시인은 별이 총총한 그 밤을 꼬박 지새우며 그때부터 이미 시를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짧은 여름 한철임에도 엄마의 걱정어린 지청구(?)를 시인은 또 그리워합니다. 버릇 들겠다며 괜히 여름을 타박하는 엄마가 차려주는 하얀 별밥을 먹고픈.
그 여름을 기억하는 시인의 추억을 가만히 부러워하는 여름 한철, 그대는 어떤 여름날의 추억이 있는지? 정이경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