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 프로젝트 (31) 심장이식 아버지·베트남 어머니와 사는 현준이
“아버지 건강 찾고 따뜻한 집서 살았으면”기초수급 급여 대부분 병원비로엄마는 일용직 등으로 생계 꾸려
- 기사입력 : 2017-02-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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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줍은 미소로 배꼽인사를 하며 낯선 손님을 반기는 현준(가명)이. 초등 1학년인 현준이는 얼마 전까지 폐렴을 앓았다. 다행히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돼 집에서 약물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 중이다. 잦은 병치레로 부모의 각별한 보육이 절실한 나이지만 칭얼대거나 보채는 모습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몸이 불편해 요양 중인 아버지와 어려운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니, 그리고 한 살 터울 동생과 생활하며 일찍 철이 든 이유일 테다. 현준이 아버지는 심장과 폐 질환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다 얼마 전 심장이식수술을 받았다. 화불단행(禍不單行, 재앙은 번번이 겹쳐 오게 됨)이라더니 심장이식수술 경과가 좋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머릿속 종양까지 발견돼 또다시 병원 신세를 지지 않으면 안 되는 난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내가 일을 나가면 집에 남을 아이들이 눈에 밟혀 차일피일 입원을 미루고 있다.
현준이 가족이 특별후원 기관인 경남은행 지역발전홍보부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현준이 아버지는 “집안의 가장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으니 아내와 아이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토목기술자로 일하던 예전같이 건강을 회복할 수는 없겠지만 작은 일이라도 해 돈을 벌 수 있게 건강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가장이 병마에 시달리자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은 온전히 현준이 어머니의 몫이 됐다. 지난 2008년 베트남에서 이역만리 타국으로 시집온 현준이 어머니는 기초수급자 급여 95만원으로는 살림을 꾸려나가기 어려워 일용직 근로활동에서부터 세탁소 아르바이트 등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기초수급자 급여 대부분을 남편과 현준이 병원비로 쓰고 있는 만큼 빠듯한 생활비를 직접 해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된 일과 중에도 식비를 아끼고 가족들을 챙기기 위해 점심시간이면 늘 집에 들러 식사와 빨래 등 밀린 집안일을 한다고 한다.
현준이네 방문을 동행한 진주시 정촌면사무소 관계자는 “현준이 가족은 아이와 남편, 아내, 부모를 생각하는 서로간의 가족애가 남다르다”며 “게다가 역경을 이겨내고 자립하겠다는 부모의 의지가 비슷한 처지의 다른 가정보다 유독 강하다”고 말했다.
현준이네 가족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다. 현준이와 아버지의 건강이 지금보다 좀 더 좋아졌으면 하는 것과 농사를 짓는 것, 그리고 안전하고 따뜻한 집으로 옮기는 것이다. 치료를 잘 받아 거동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만큼 현준이 아버지가 건강을 되찾으면 부부는 유휴농지를 찾아 그곳에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이런저런 농작물을 키워 수익을 내면 착실하게 돈을 모아 안전하고 따뜻한 집으로 옮기고 그곳에서 현준이와 동생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도 옆 노후주택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현준이네 가족의 소원이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바라본다.?글·사진= 김정민 기자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월 3일자 6면 노령연금에 의존하는 조손가정 후원액 310만5000원(특별후원 BNK경남은행)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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