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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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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선각자를 그리며- 민창홍(시인)

  • 기사입력 : 2016-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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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백년의 큰 계획이란 뜻으로 교육과 같이 미래의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정책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눈앞의 이익만을 살피는 일에서 벗어나 멀리 내다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경상남도교육청이 학교 역사 찾기 운동의 하나로 주최한 ‘개교 100년 학교이야기 전(展)’이 지역을 돌며 전시되고 있다. 마산지역에서는 시월의 마지막 주말에 창동 4거리에서 이젤 위에 세워진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 근·현대 교육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기록 전시회였다.

    흑백사진 속에는 오래된 건물과 갓 쓴 학부형, 한복을 입은 학생들, 일제강점기 총칼을 든 어린 까까머리 아이들까지 경남 교육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담긴 사진들은 역사를 일깨우는 동시에 학생들의 순박한 모습까지 볼 수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교육이 단순하게 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가정과 사회까지 하나 되는 느낌이었다.

    남보다 먼저 사물이나 세상일을 깨달은 사람, 즉 시대를 앞질러 앞을 보는 사람을 선각자라고 한다. 우리는 역사상 이런 훌륭한 선각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들은 한결같이 나라를 걱정하고 미래의 인재양성에 고민했다. 그중에서도 구한말 혼란한 사회와 국제정세에 비춰 교육을 역설한 분들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근간을 세운 선각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에 의해 학교가 강제 폐쇄되는 수난의 역사 속에서도 민족의 저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당대 대다수 교육에 헌신한 사람들이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지를 깨우고 침탈 당한 민족을 일깨우고자 했던 노력이 광복 후 혼란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굳건하게 일어설 수 있는 기틀이 됐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국민적 교육열은 나라의 비약적인 발전에 밑거름이 됐고 그 결과 세계 속의 한국이 되었다. 어찌 보면 그들 못지않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배움을 독려했던 수많은 부모님들도 숨은 선각자인지 모르겠다.

    아이를 하나둘 정도밖에 안 낳는 요즈음 세태를 생각하면 아이들은 너무나 귀한 존재다. 그래서 아이는 가정에서도 소중하고 사회에서도 미래의 희망으로 상징된다. 아이들이 꿈을 활짝 펼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 그에 비해 학교교육을 빗대어 교실이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는데 교권에 대한 걱정을 하는 이도 많다.

    자연스럽게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인성교육과 특성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다. 우리 교육에 대해 과학의 발달과 함께 인문학의 황폐화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학문 간의 균형 잡힌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의 체계가 정착되고 독서의 생활화와 문학작품을 통한 상상력이 바탕을 이뤄야 한다. 또한 시대에 맞는 다양성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과연 100년 앞을 내다보고 교육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는 궁색한 면이 많다. 당장 눈앞에 있는 취업이나 진학률에 신경 쓰는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의식 변화를 통해 학교와 더불어 가정과 사회가 함께 반성해 볼 일이다.

    민 창 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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