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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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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이 가을에는- 성정현(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6-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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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이세돌 9단과 알파고 사이에 바둑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알파고가 이겼으며, 이후 컴퓨터가 인간의 어느 영역까지 파고들어갈지를 염려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알파고가 이긴 이유는, 컴퓨터의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메모리의 용량이 커진 하드웨어와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두 가지 알고리즘에 의해 스스로 학습하는 소프트웨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 인해 의학계 등 여러 부문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문학 부문만은 알파고도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러 전문가들은 예견을 했다. 그 말은 이미 창작되지 않은 영역은 알파고도 학습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형주 소장은 ‘국영수에 치중한 사교육에 빠져, 실수 안 하는 데 전문가가 되어버린 아이들’에 대하여 걱정을 한다. 현재 초등학생의 60% 정도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가질 것이라 한다. 그리고 직장에서 평생 처음 대하는 일의 해결을 요구받을 것이다. 결국 현재와 같이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의미가 없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그런 능력을 학교에서 가르쳐 주길 원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이 가장 꺼려하는 수행 평가와 대회는 글을 쓰는 것이다. 애가 타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어떤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학교에서 반성문을 많이 쓴 학생의 작문실력이 학력이 좋은 학생들보다 더 낫다고들 할까! 그것은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읽고 개개인의 감성이 다르기에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을 텐데도, 학생들은 평가의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칼질하고 양념을 버무린 천편일률적인 답만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성적 향상만을 위한 투자에 부모들은 올인을 한다. 지금은 그러한 관행에서 벗어나 자녀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투자로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할까?

    방법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가을에 멀리도 말고 버스를 타고 가보자. 가고파 국화축제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녀들이 좋아하는 뮤지컬과 콘서트를 보며, 마산야구장 창원농구장에서 손잡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같이 풀어보자. 온 가족이 같이 해보자.

    그리고 꼭 학교 시험에 잘 나오는 소설책이나 시집 말고 우리 경남의 많은 시인, 소설가, 수필가들이 우리 지역 정서를 잘 풀어 놓은 책 한 권 사가지고 집으로 가자. 가을을 몰고서 우리의 감성을 아름다운 단풍처럼 불 질러 보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자녀들의 행복한 삶을 진실로 원한다면, 부모의 눈높이에 아이들을 맞추려 하지 말자. 이제 한 손에는 책 한 권을 들고, 다른 손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 보자. 굳이 돈이 드는 먼 곳 말고 동네의 가까운 숲이나 냇가로, 굳이 2박3일 아니라 반나절만이라도 지나가고 있는 이 가을을 자녀들과 함께 품에 안아보자. 그것이 바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자녀의 미래를 위한 행복한 투자가 아닐까?

    이 가을에는….

    성정현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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