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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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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수맥과 전통가옥의 배치

  • 기사입력 : 2016-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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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에 수맥파(水脈波)가 흐른다’고 하며 차단제나 중화제를 써서 처방하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수맥과 수맥파(水脈波)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수맥이 있다’는 것은 계곡의 연장선상과 이어진 묘의 광중(壙中·무덤구덩이), 또는 빗물이 스며든 광중에 물이 들어가거나 땅속에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 물길에서 광중으로 물이 드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수맥파가 흐른다’는 것은 지하물길에서 좌회전파가 올라오는 것을 뜻한다. 수맥전문가들은 수맥파를 동판이나 알루미늄판, 또는 특허받은 자신들만의 제품으로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차단제나 중화제의 설치를 권하지만, 사실 쓸데없는 짓이므로 수맥파는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근래에 들어 차단제나 중화제를 집안 여기저기에 붙였다가 효력이 없어서 모두 떼어 버렸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광중에 물이 스며드는 것은 장사(葬事·죽은 사람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일)를 지낼 때, 부주의나 무지로 인한 경우가 많다. 장사를 잘못 지낸 땅에 안치하는 것은 기(氣)가 없는 땅에 안치하는 것보다 오히려 화(禍)가 무겁다. 고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기(氣)가 좋은 혈(穴)의 요건을 추려서 6가지로 분류하니 참고했으면 한다. 1. 솟아야 한다.(起) 2. 움직여야 한다.(動) 3. 멈추어야 한다.(止) 4. 살쪄야 한다.(肥) 5. 평평해야 한다.(坪) 6. 반듯해야 한다.(正) 이 ‘6가지 요인’을 생각하면서 산을 연구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묏자리와 집터의 혈은 편안하게 보여야 하며, 솟아야 하지만 거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특히 앞쪽에 있는 안산(案山)에 골이 많으면 우환이 많이 생긴다. 안산은 너무 높아도 안 되고 너무 낮아도 안 된다. 안산은 높으면 눈썹, 낮으면 심장 정도의 높이가 되면 혈을 누르거나 겁박하지 않으면서 흉풍과 살기(殺氣)를 막아준다.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경우, 앞쪽에 있는 건물이 안산이 된다. 앞쪽에 위치한 건물의 형상과 높이를 잘 살펴서 건강을 해치지 않는 곳에 거주하는 것이 좋다.

    안산의 모양이 아미사(蛾眉砂·눈썹 형상의 산)라면 고관대작의 부인이나 미인이 태어나고, 일자문성사(一字文星砂·한일자 형상의 산)이면 부귀를 얻고, 삼태사(三台砂)로서 품(品)자형이면 삼형제가 연속해서 과거에 급제하고, 삼봉이 나란히 있는 형상이면 삼정승의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길한 자리라 하여 노력과 적선(積善) 없이 저절로 이뤄지는 일은 결코 없다.

    울산광역시 방기리에는 알(卵) 모양의 구멍들이 있는 ‘알바위’가 있다. 이 구멍들은 작은 돌로 문질러서 둥글고 오목하게 파인 것인데, 성혈(性穴)이라고도 한다. 성혈은 지석묘의 덮개돌에 많이 나타나는데, 여성 성기의 상징으로 풍요와 다산(多産)을 상징하며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인들이 작은 돌로 성혈을 열심히 문질러서 그 돌이 바위에 붙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전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임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울산 학성이씨 근재공 고택은 1765년(영조 41년) 이의창이 세운 학성이씨 지파(支派) 종가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고택을 수없이 봤지만 효율적인 동선과 배치에 감탄을 금할 수 없어서 현대주택의 건축에 참고했으면 한다. 가옥의 배치에서 행랑채, 사랑채, 안채의 구분이 뚜렷하고, 안채 뒤쪽 측면에는 별도로 담을 두른 사당을 갖추고 있어 조선후기 사대부 종가집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안채의 정침(正寢·거처하는 곳이 아니라 주로 일을 보는 곳으로 쓰는 몸채의 방)에서 대문 쪽으로 안산 뒤에 있는 조산(祖山)인 벼락띠산(병풍산)이 보이도록 가옥을 배치해 풍수설을 따랐다. 대문과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은 대각선상에 있고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는 벽을 두어 안채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기둥도 개인 집에서는 쓰지 않는 둥근 모양이며 특이한 것은 현재 일부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 사대부집 안채와 달리 넓은 뒷마당이 있다는 점이다. 안채의 가옥 형상은 ‘ㅁ’자형이며 앞마당은 정원을 만들어 넉넉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봄)와 안산·조산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전통가옥이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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