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생활 속의 풍수지리] 전통풍수를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

  • 기사입력 : 2016-08-19 07:00:00
  •   
  • 메인이미지


    풍수학은 자연과학, 특히 지질학·지구물리학·지리학 등을 참고해 풍(風)과 수(水)로 인해 땅의 길흉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를 판단하는 데 있어 통계와 확률을 근간으로 해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지리학이자 기적(氣的)학문이다. 또한 바람과 물의 속성을 파악해서 인간의 삶과 죽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잘못된 판단으로 풍수가 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하게 해 속임)의 원흉이 된다면 잡술(雜術·사람을 속이는 요사한 술법)로 전락될 수 있으니 옛사람들의 서적과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해 이치를 깨달은 후, 묏자리와 주택·공장 등의 기운을 정확하게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만인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제 주산, 좌청룡, 우백호, 안산과 조산 등의 역할에 대해 옛사람들의 글귀에만 의존해 뭇사람에게 불안감을 던지는 책임 없는 짓을 조성해서도 안 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지관 중에서 사주(四柱)를 참고해 풍수를 감결(勘決·잘 조사해 결정함)했던 유명한 지관이 있었다. 그는 죽기 전에 몇날 며칠을 서울 인사동 거리에 쌍권총을 차고 나타나서 지인(知人)을 만나면 총알(돈)을 사정없이 퍼부었다고 한다. 죽고 나서 지금까지도 지인들에게는 배짱과 통이 큰 지관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주는 풍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주의 경우 시쳇말로 족집게 도사가 돼야만 사주를 잘 본다고 생각하면 본말이 전도돼도 한참 됐다고 본다.

    문제는 철학관에 사주를 보러 가는 손님들은 역술인이 족집게가 아니면 두 번 다시는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철학관은 인생의 고충을 털어놓고 상담을 하러 가는 곳이지 족집게 도사를 만나서 자신의 인생을 하루아침에 고관대작이나 재벌로 만들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다.

    참고로 ‘상담’의 정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로 의논함’이다. 사주를 봐주는 역술인 또한 경험과 과거 사례를 토대로 확률을 분석해 꾸준히 노력하는 자가 고수가 되는 것이지, 아무런 노력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고수가 돼 있는 역술인은 본 적이 없다. 역술인은 족집게도사 흉내를 내어서도 안 되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사주는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이 같은 사람이라도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삶의 내용이 확연히 달라진다. 어릴 때는 부모의 재산·직업·성격 등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향이 많으며 결혼하면 배우자에 의해, 늙으면 자식에 의해, 그리고 주변의 친구나 동업자 등에 의해 삶의 내용이 달라지기도 한다.

    사주를 볼 때의 가장 이상적인 마음가짐은 인생의 혼란기에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고민이 되는 순간이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상담을 통해 ‘가장 좋은 방향과 결정을 정하는 것’에 참고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단, 명심해야 할 점은 자신의 과거와 자신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역술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사주도 풍수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운명은 그가 태어나 자란 산천의 기운에 영향을 받는다는 ‘인걸지령론’이 중요하다.

    그러면 오늘날의 풍수는 어떠한가. 화장률이 99.9%에 달하는 일본의 양택(陽宅·산 사람이 거주하는 집)풍수를 ‘풍수인테리어’라는 미명하에 일부 번역자들이 한국의 정서와 산수(山水), 그리고 건물의 구조와 위치 등은 고려하지 않고 일본의 풍수 서적을 검증 없이 번역서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독자(讀者)들은 번역된 서적을 구입해서 생기가 모인 건강한 집을 만들기 위해 참고하며 따라하는 것은 좋으나 자칫하면 기(氣)가 꼬여서 건강을 해치거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등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서적만 보고 따라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전원주택이나 타 건물 또한 산과 물, 주변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간단한 부분은 번역서를 참고하되, 가장 중요한 바람길과 물길, 대문의 위치와 지기(地氣)의 상태나 좌향(坐向), 습한 기운이 많은 곳인지 여부(폐병 유발), 암반이 많거나 서늘한 곳(뇌질환·폐병 유발) 등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