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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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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청년] 로봇 만드는 회사 ‘로보토리움’ 대표 박기훈씨

“정말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 싶을 때 창업하라”
창원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1기로 참여
창업 3년차…3D프린터 상담하고 제품도 만들어 줘

  • 기사입력 : 2016-07-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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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창원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내 3D프린팅 작업장에서 박기훈 로보토리움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만화를 좋아하던 소년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를 차렸다. 회사 이름도 꼭 그러하다. 로봇을 만드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로봇, 팩토리, 룸을 합쳐 ‘로보토리움(Robotoryum)’이라고 지었다. 회사의 마크도 자궁을 형상화했다. 무언가 잉태해 생성해보겠다는 뜻이다.

    로보토리움에서는 아이디어를 3D프린터를 이용해 직접 제품으로 만들어준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드웨어에다 모터와 배터리, 전자회로 등을 연결시켜 실제로 구동되는 제품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학생들의 발명품, 제조업체들의 시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조립이 완료된 채 3D프린팅돼 나온 형태에 불빛과 움직임을 입힌 제품, 3D 프린팅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기 위한 제품들도 보인다. 3D 프린팅 제품을 구동까지 연결시켜주는 곳으로는 도내 거의 유일하고 전국에도 몇 곳 되지 않는다. 3D 프린팅을 기반으로 구동력을 연결시킨 건 궁극적으로는 로봇 만들기를 꿈꾸는 로보토리움 박기훈(33) 대표의 꿈 때문이다.

    창원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자동제어 분야를 공부하던 그는 방산업체에 들어가 장비개발일을 맡았다. 군 장비다 보니 일도 힘들었고, 어릴 때부터 가져온 로봇에 대한 열망이 피어올랐다. 마흔이 되기 전에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2014년 5월 홀로 대학 연구실 일부에서 창업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뭐든 제가 해야 했죠. 개발도 해야 하고, 서류작업도 해야 하고요. 그땐 정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어요. 한 8개월 동안은 버는 것도 없어서 카드 대금 독촉장이 날아오곤 했지요.”

    돈도 없고, 공부도 해보자는 생각에 처음엔 3D프린터를 직접 조립해 만들었다. 그걸로 하나 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프린터를 늘려갔다.

    “3D프린터를 만드는 회사도 생각했는데, 제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구동제품에 집중하기로 했지요, 그래서 첫 프린터만 조립하고는 돈 벌면 기계 하나 사고, 벌면 또 사고를 반복했죠. 지금 3D 프린터는 17대가 됐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1기로 참여해 들어온 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관심 덕에 마케팅 효과로 회사가 좀 더 활발해졌다.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둘러보다 제품을 의뢰하기도 한 것. 3D프린터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의 모임도 시작됐고, 여기서 마음이 맞아 4명의 직원이 회사에 합류했다. 지금은 입주기업 1기를 지난해 졸업하고, 3D 프린트가 모여 있는 센터 내 ‘메이커 스페이스 룸’ 관리계약업체로 계속 자리하고 있다. 3D프린터에 대해 상담도 해주고, 제품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지금은 3D프린터로 만드는 제품에 주력하고 있지만 그의 목표는 데니스 홍과 같은 세계 최고의 로봇공학자가 되는 것과 로보토리움을 세계 최고의 로봇회사로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조급히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한 발짝씩 걸어나갈 예정이다. 회사일도 집중도 있게 업무효율을 높였다. 로보토리움 직원들은 오전 10시 출근해서 오후 6시 퇴근하는데 점심시간이 2시간으로 실제 업무시간이 6시간에 불과하다.

    “대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요행을 바라지 말고, 천천히 이뤄나가보려고요. 회사 모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도 너무 많이 하지 않고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하려고 하는 거죠. 6시간 일하지만 직원들이 할 일들을 다 해냅니다. 물론 저는 일찍 퇴근 못하지만요, 하하.”

    회사를 그만두고 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창업한 3년차 박 대표에게 창업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들려달라고 했다.

    “편하게 살고 싶으면 창업을 하지 말기를 바라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 싶을 때 창업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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