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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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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물은 자신의 길을 기억하고 있다

  • 기사입력 : 2016-03-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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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수란 하나의 도시를 형성하기 위해 풍수를 활용해 기반시설(하천·도로·공원·철도 등 도시주민의 생활이나 도시기능의 유지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설)이나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 단독주택, 산업단지 등의 효율적인 구성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자연을 생물체로 인식하고 인간과 자연이 이해와 협력을 통해 상생(相生)과 공존(共存)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 많은 비로 인해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된 우면산 사태는 아파트와 전원주택마을 등이 형성되면서 지반이 약해졌고 나무와 바위 등과 함께 유속을 약화시키던 구불구불한 도로와 물길은 배수로를 광폭, 직선으로 만들어 유속이 센 대량의 물이 되게 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구불구불한 물길을 직선으로 바꾸는 ‘직강화’는 물이 흐르는 속도가 빨라져 하류지역은 한꺼번에 물이 몰려들면서 홍수피해가 커지게 된다. 결국 우면산 사태는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한 자연재해(自然災害)가 아닌 인재(人災)라고 볼 수 있다.

    창원시 모처(某處)의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는 곳에 좋은 동과 호수를 알려달라고 해서 현장을 방문해 여러 곳을 감결한 후에 한 곳을 정해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파트 뒤쪽은 산이 가깝게 있어서 산의 일부를 절개해 부지를 넓히고 석축(石築)을 쌓아 놓았다. 아파트 부지의 우측에는 아파트로 흐르는 계곡의 물길을 돌려서 하천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러한 곳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제방공사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인위적으로 물길을 돌려놓은 곳은 반드시 땅속의 물길이 복원되지 않도록 철저한 방책을 세워야만 재해(災害)를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나 전원주택단지를 건축해서 분양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아파트보다 전원주택의 기반시설을 허술하게 한 곳이 많다. 건축주는 자연과의 조화와 공존보다는 분양가구수를 최대한 늘려서 이윤의 극대화를 꾀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녹색 돌봄’이란 책 내용 중에 인간은 자연과 함께 자연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도 도시공간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교외 지역에 전원 속의 내 집(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도 포함)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한 도시 녹화는 비보풍수(裨補風水)의 일환이기도 한 녹색 공간을 접하게 해 기후, 오염, 물, 경관 등에 영향을 끼쳐서 생태계 및 환경을 이롭게 한다. ‘녹색 기반 시설’은 바람과 소음을 막아주고 건물에서 반사되는 빛을 최대한 적게 받도록 해 줘서 비보 역할을 톡톡히 한다. 1984년 미국 델라웨어대 지리학과 로저 울리히 교수는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담낭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46명을 관찰한 결과 창을 통해 작은 숲이 내다보이는 곳에 있었던 환자 23명이 담벼락만 보이는 위치에 있던 환자 23명보다 훨씬 회복이 빨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도심이나 교외에 건물을 지을 때, 특히 교외에서 건물을 지을 때에는 돌담장이나 시멘트 블록 또는 벽돌담장을 하는 것보다 나무담장이나 나무를 심어서 담장으로 하고 정원을 가꾸면 건강을 얻게 된다.

    물리학에서 계(系, system)는 구성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통일한 조직을 일컬으며 계를 제외한 부분을 주위와 경계라 부른다. 하나의 도시나 마을을 ‘계’라 한다면 계의 내부는 상수도와 하수도의 배치, 하천과 가로수의 배치, 공원의 위치, 물길과 바람 길을 고려한 건축물, 계의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미세먼지와 황사, 도심 숲의 조성, 근본 물길에 대한 파악 등을 풍수적인 조언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계, 즉 도시나 마을 등의 외부와 내부 통로는 ‘수구(水口·생기가 드나드는 도시나 마을 등 입구)’라 하며 수구를 최대한 좁게 함으로써 외부로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의 생기를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녹화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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