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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봄 바다 속 조개, 봄 밥상 위 보물로

제철 조개, 맛보기

  • 기사입력 : 2016-03-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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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피는 춘삼월, 간간이 꽃샘추위가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듯 때 아닌 눈과 찬바람으로 시샘하지만 속절없이 봄은 온다.

    제법 훈훈한 바람이 두꺼운 옷도 내려놓게 한다. 신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생명들에게 봄맞이 선물을 준다.

    뭍에서는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 생명을, 바다에서는 싱싱한 봄 조개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의 기운을 북돋우게 한다.

    우리가 사는 경남에는 진해와 거제, 고성, 통영 등 바다가 인접해 조개의 천국으로 불린다.

    봄의 선물, 봄 조개를 만나러 가보자.


    진해만의 보물 피조개


    진해만의 보물로 불리는 피조개. 꼬막과 유사하게 생겼지만 크기에서 서너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껍질 골도 꼬막이 17~18개 골을 가졌지만 피조개는 39~44개 골에 달한다.

    피조개는 이름부터가 특이하다. 조개 속에서 시뻘건 피가 나오기 때문이다. 조개류 가운데서도 혈액 속에 든 헤모글로빈을 많이 품고 있어 사람처럼 피가 붉게 보인다. 때문에 피조개는 ‘레드셀(Red Shell)’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피조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만 쫄깃쫄깃한 맛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또다시 피조개를 찾게 된다.

    한때 고급 조개로 일본에 전량 수출되면서 국내에서는 좀처럼 먹기 힘든 귀한 음식이었다. 1980년대부터 종묘를 통한 조개 양식업이 발전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지만 이번엔 종묘의 폐사율이 높아지면서 또다시 일반인들의 밥상에 오르기 어려워졌다. 꾸준한 노력 끝에 생존율을 80%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번엔 피조개를 좋아하는 일본세대가 노령화되고 젊은이들의 입맛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초밥재료가 다양해지고, 북한·러시아·중국 등과 경쟁하면서 일본 수출이 다소 줄었다. 결국 ‘귀한 조개’ 피조개는 내수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최근에는 누구나 쉽게, 싸게 맛볼 수 있는 조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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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만에서 피조개를 채취해 쌓고 있는 이봉은(왼쪽) 어촌계장과 어민.

    피조개는 고흥과 여수 등에서도 자라지만 진해만에서 자란 것이 크기를 압도한다.

    피조개는 영양덩어리다. 철의 함량은 소고기와 계란의 3배에 달해 빈혈에 좋으며 단백질은 많고 지방은 적을 뿐 아니라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콜레스테롤 억제와 간 해독능력이 뛰어나며 당뇨예방에 효과가 있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강장식품으로도 유명하다.

    피조개는 3월께 종묘를 하고 14개월이 되면서부터 상품이 되는데 진해만에서는 주로 3년 된 피조개를 잡는다. 크기는 물론 맛에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확은 늦가을부터 3월까지 이뤄진다. 하지만 요즘은 살이 없는 7~8월을 제외하고는 사계절 수확을 하고 있다.

    일본으로 전량 수출할 때는 비싸서 감히 사먹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1망에 1만원가량이면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하다. 또 진해수협은 껍데기와 날개를 제거하고 속살만으로 가공, 진공 포장해 판매도 하고 있다.

    글= 이현근기자 san@knnews.co.kr

    사진= 전강용 기자 jky@knnews.co.kr

    촬영및 요리협조= 진해수협·진해 동호횟집


    피조개, 어떻게 요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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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조개 초밥

    ◆ 요리재료: 피조개 100미, 잘 지은 밥 500g, 초대리 만들기: 초밥식초 5큰술(식초 2큰술, 설탕 3큰술, 소금 1큰술, 레몬즙 약간)

    ◆ 만드는 방법: 1.갓 지은 밥을 으깨지지 않게 잘 붓는다. 2.밥에 초대리(50g)를 골고루 뿌려가며 잘 배도록 섞는다. 3.오른손에 초밥 180알에서 200알 정도가 되게끔 밥을 사각형으로 쥔다.4.왼손엔 초밥 위에 올려놓을 피조개를 쥐고 오른손엔 초밥을, 초밥 중앙 위에는 고추냉이를 살짝 얹은 후 오른손으로 피조개를 살짝 누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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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조개 불고기

    ◆ 요리재료: 피조개 20마리, 양파 1/2개, 피망(적·황·청) 1개씩, 표고버섯 2개, 양념물, 참기름, 키위 1/2개

    ◆ 만드는 방법: 1.양념물에 참기름과 키위를 넣어 30분가량 숙성시킨다.(키위는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2.숙성된 양념물이 보글보글 끓을 때 피조개를 넣어 살짝 익힌 뒤 곧바로 끄집어낸다. 3. 양파, 피망, 표고버섯 등 채소를 넣어 익힌다. 4.익힌 피조개를 다시 넣어 요리를 완성한다.(피조개를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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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조개 회

    ◆ 요리재료: 피조개 10미, 초고추장(고추장 1큰술, 식초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무 5cm, 오이 반 개, 양배추, 상추, 깻잎 등 각종 야채

    ◆ 만드는 방법: 1. 피조개는 포장지째로 자연 해동해 준비해둔다. 2.무와 오이, 양배추, 상추, 깻잎 등 각종 야채는 길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가 둔다. 3.접시에 무채와 오이채를 깔고 피조개를 보기 좋게 얹어 상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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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조개 무침

    ◆ 요리재료: 피조개 10미, 오이 반개, 당근 조금, 양파 조금, 고추 2개, 양념(간장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설탕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식초 2큰술, 깨소금)

    ◆ 만드는 방법: 1.오이, 당근, 고추, 양파를 썰어 놓는다. 2. 간장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설탕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식초 2큰술, 깨소금으로 양념을 만든다. 3. 맛있게 무친다.



    제철 만난 조개 또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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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합

    홍합을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된 곳은 마산 구산에서 시작됐다. 1960년대 구산면 주민들이 홍합 양식을 본격화하면서 통영, 거제, 고성 등으로 확산됐다.

    속살이 붉은색이어서 홍합이라고도 하며 담치라 불리기도 한다. 요즘은 대부분 양식이고 전체 생산량의 70%가량이 마산만에서 나온다. 양식이 되기 이전에는 부잣집에서나 먹고,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이 풍부해 임산부나 어린아이들에게 홍합밥이나 죽 등 특식으로 먹였지만 요즘은 가격이 저렴해 서민들의 음식으로 불린다.

    중국집 짬뽕에도 듬뿍 담겨 나오고 해장국으로도 애용되면서 사실상 국민조개나 다름없다. 다만 산란기인 늦봄에서 여름 사이에 맛이 떨어지고 일부 독소로 인해 마비 증상이 나올 수 있어 이 시기만 유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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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굴

    봄이면 섬진강변에는 벚꽃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마침 이때쯤이면 벚꽃이 필 무렵 가장 맛있다는 벚굴 채취가 한창이다.

    강물 속에 벚꽃처럼 하얗게 피어 있어 벚굴로 불린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살고 있어 ‘강굴’이라고도 한다. 내용물은 굴이지만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 한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작게는 20㎝, 크게는 40㎝가 넘는다. 섬진강 물이 빠지면 강가에서도 잡지만 물속 3~4m 바위에 붙어 있어 잠수부가 들어가 채취해야 하는 만큼 채취량은 많지 않다.

    섬진강 벚굴의 채취 시기도 2월 말에서 4월 말까지로 이때가 아니면 먹을 수가 없다.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살아 있는 보약’이라고도 한다. 맛은 상큼한 굴맛이지만 크기에서 압도당해 먹으면서도 이렇게 큰 게 있나며 연신 신기해한다. 주로 찌거나 구워먹지만 회무침, 튀김, 죽으로도 요리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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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조개

    일반 조개보다 크기가 커서 대합이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명칭에 ‘개’자가 들어가면 질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워낙 흔해 개가 물고 다닐 정도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이 있지만, 맛이 없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경남지역 해안가 마을에서는 제사상에도 개조개를 올릴 만큼 중요하게 취급했다. 개조개는 사계절 모두 먹을 수 있지만 봄이면 무르익은 살이 가장 맛있고, 국물은 시원해 구이, 볶음, 조림, 찌개, 국, 탕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특히 개조개를 이용한 요리 가운데는 개조개살을 살짝 볶아 참기름, 고추장, 된장, 다진 파와 마늘 등 양념으로 버무려 개조개 껍데기에 채워 다시 구워낸 ‘유곽’이 별미다. 유곽은 통영지방의 향토음식으로 제사상에도 올린다. 개조개는 마산과 거제 일원에서 많이 잡혀 시장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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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리비

    통영과 고성 등에는 겨울철 별미인 가리비가 인기가 있다. 식감도 좋고 가격도 부담 없어 조개구이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른 봄에도 가리비의 맛은 여전하다.

    바지락

    2월부터 4월까지 제철인 바지락은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해 임산부나 빈혈환자에 좋은 음식으로 손꼽힌다. 조개 가운데는 작은 편에 속하는데 호미로 갯벌을 긁을 때 바지락과 부딪히는 소리가 ‘바지락바지락’으로 나서 바지락으로 불린다고 한다. 바지락 죽이나 시원한 국을 낼 때는 최고의 식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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