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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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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역사에서 얻는 힘- 장효영(남해대학 관광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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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가 중요한 과목이 됐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도 반드시 치러야 하는 시험 교과목의 하나요,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며,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도 역사교과목으로서 한국사는 그 위치가 필수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역사를 알아야 오늘의 우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선택의 교과목이 필수로 확정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막상 변두리 교과목에 있다가 필수의 지위에 오르다 보니 부족한 교사의 수를 확보하기 위해 취업이 잘될 것으로 보여 역사 관련 학과가 때아닌 관심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역사 교과서가 다소 편향된 시각에 의해 집필돼 새로운 균형잡인 사관에 입각한 역사교과서 집필을 해야 한다는 정부의 안에 대해 찬반과 이에 더해 격렬한 역사론까지 가세해 정치적 색깔문제로 확산돼 시끌벅적하게 돼 또다시 역사적 과오를 하나 더하는 것 같아 마음이 미덥지 못하다. 아마도 역사를 해석함에 있어서 이념화와 가치의 철학적 견해에 상호 대립적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역사를 가치나 이념화에 함몰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실용적 차원에서 보면 이견이나 논란보다 값지게 얻어낼 교훈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역사를 현실에 비춰 그 당시의 과거가 남긴 과오나 오점이 오늘에 거듭될까 염려하거나, 그와 같은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도전에 망설이게 되는 이념적 역사관이 문제가 될 뿐이다. 역사가 현재도 포함하면서 진행돼 가는 삶의 일부인 것을 견지하지 못하고 상황의 유기적 관계론에만 천착해, 현재의 사실에 대위법적으로 국한한다면 우리는 나아감없는 정체의 현상에 이르게 될 뿐이며, 진부한 보수적 가치에 갇혀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기 어려울 따름이다.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역사가 던져주는 과제가 경제적 어려움이라면, 이보다 복잡한 시기에 경제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역사가 남겨놓은 도전의 여지를 찾아내어 성공의 역사로 재현할 응전의 기백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제 정세나 남북관계 등의 환경적 요인도 매우 녹록지 않아 현재의 난국을 극복할 젊은 정신이 필요하며 전략적 노력이 긴요할 때이다. 1910년 8월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 때까지 일제 강점기의 민족적 설움의 시기와 동족상잔의 6·25전쟁의 불모의 터전에서 일궈낸 경이로운 경제성장은 무엇으로 가능했나를 뒤돌아보아야 한다. 결국 정신적·문화적 자산이라 할 한국인의 정신이 실존했다.

    근자에 힘겨운 사회를 성장과 원숙한 국가로 이끌어갈 젊은 세대는 가치의 정체성 혼란과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근자에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는 ‘화난 젊은 세대들’은 오늘의 우리 현실을 헬조선(hellchosun)으로 칭하며, 사회의 권력자나 가진 자의 청탁과 비리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부의 불균형으로 빚어진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근자에는 더욱 두드러지면서 자신의 처지를 ‘흙수저’냐 ‘금수저’냐 식의 신세타령에 가까운 냉소주의가 파다한 현실이다. 이에 더해 앞길이 보이지 않는 취업난과 미래를 포기한 허무주의에 젖어든 젊음이 시들어가는 불안한 시기가 오늘의 역사로 다가와 과거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한국인을 허태균 교수는 그의 저서 ‘어쩌다 한국인’에서 ‘한마디라도 하면 집을 뛰쳐나갈 기세다. 언제든 가출할 태세를 갖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우리의 한국인을 ‘사춘기’로 그가 표현하면서, 포기를 통한 새로운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참으로 공감되면서 우리가 한시라도 사회의 안정과 가치 있는 삶을 위해서라도 과거에 우리가 가졌던 영광과 신화적 결과를 조금은 내려놓고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굳이 경제논리 말고도 그들에게 쥐여 줄 것들이 많이 있다. 세상을 향한 호연지기를 키우도록 해야 한다.

    장 효 영

    남해대학 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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