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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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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조롱박 형상의 마을에 복덕이 있다

  • 기사입력 : 2015-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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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려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세계적으로 참을성 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한민국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히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식당을 포함한 어떤 품목의 점포도 성공을 하려면 점포의 외부와 내부의 풍수적 요건도 좋아야 하지만 풍수외적 요건도 잘 맞아야 한다.

    우선 점포 외부는 점포 앞의 공간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 하지만 점포 입구와 일직선인 가로수가 있거나 너무 큰 건물이 앞에 있으면 점포의 기운이 쇠약해진다.

    이 식당은 입구와 일직선인 나무도 없고 식당 앞의 공간이 넓었으며 충분한 면적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었다. 건물 내부의 지기(地氣)는 좋았으며 주차장부지는 터가 센 편이지만 차가 상시 주차를 하기 위해 ‘터’를 밟아주기 때문에 살기(殺氣)를 순화시켰다. 식당 입구는 이중문을 설치했는데, 바깥 출입문은 여닫이문이며 안쪽 출입문은 자동문으로 돼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깥문과 안쪽 문을 서로 어긋나게 설치해 기(氣)의 흐름을 순화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식당 내부 손님의 동선(動線)은 입구 우측에 있는 카운터를 지나서 1층과 2층을 가도록 돼 있었다. 만일 입구에서 똑바로 가다가 우측으로 가도록 하면 좋은 기운이 분산돼 버린다. 좌측의 주방으로 들어가는 통로는 현관문과 일직선이 되므로 손님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냉장고와 음료수 박스를 쌓아두어 외부로부터의 흉풍을 차단시키도록 했다.

    입구를 기준으로 우측 끝에 있는 출입문은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고정시켜 놓았다. 돈이 들어와서 새지 않도록 하는 풍수의 비보(裨補·나쁜 기운을 막는 방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카운터와 주방은 일직선이어서 음식을 만드는 곳 즉, 카운터와 마주 보는 곳의 주방 앞에 1.5m 정도의 재료를 올려놓는 중간 벽을 만들었다. 철저하게 풍수적인 배치와 비보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리모델링을 주업으로 하는 점포의 풍수감결을 의뢰 받은 적이 있다. 점포의 지기는 어떤 곳은 좋고 어떤 곳은 흉한 파(波)가 땅속으로부터 올라오기에 배치를 잘 해야만 하는 다소 불안정한 지기를 품고 있는 부지였다. 이러한 점포는 계약을 하기 전에 행인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연령과 성별, 직업을 분석해야 하며 주변 건물에서 일을 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의 성별, 연령, 직종 등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흉한 기운을 내뿜는 주변건물의 유무와 점포 외부의 바람방향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의뢰한 리모델링 점포는 입구 반대편과 옆면으로 출입문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뒷면과 옆면에 출입문을 만들면 돈은 벌어도 쓸 일이 더 많아 만성 적자에 허덕이게 되기 때문에 내지 않도록 조언했다. 지하의 기운이 좋지 않아도 지상의 기운이 좋도록 풍수인테리어를 하면 중급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지만, 필자의 경험상 2~3년이 경과하면 몸이 아프거나 불화가 자주 생기는 것을 자주 보았다.

    최근 경남 고성의 모처에 전원주택 부지를 감정하러 간 적이 있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좋은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입구는 수구(水口)라 하여 기운이 들고 나는 곳으로 이중환의 ‘택리지’ 글귀에서처럼 좁고 유정해야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마을 뒤의 주산(主山)은 물결이 이는 형상을 한 수형(水刑)산으로 학자나 문필가, 고위 공직자를 배출하는 산이었다. 좌측 산인 청룡(靑龍)을 우측 산인 백호(白虎)가 감싸주고 있어 마을은 생기(生氣)가 똘똘 뭉쳐 있었다.

    수구로부터 마을까지는 조롱박 형상으로 생기(生氣)는 머물게 하고 살기(殺氣)는 빠져나가게 하는 교과서적인 양택(陽宅)과 부합되는 마을이었다. 집의 향(向)은 청룡의 끝부분으로 하면 형기와 이기풍수에 모두 부합되는 방향이었으나 산 뒤에 산이 있으면 생기를 더욱 더 뭉쳐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 점이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마을 입구의 노거수(老巨樹)와 마을로부터 이어지는 도로는 마치 뱀이 꿈틀거리며 전진하듯 사행천(蛇行川)을 이뤘으니 크게 만족할 만한 마을로 보아도 틀림이 없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 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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