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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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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행운과 불운을 관장하는 자연

  • 기사입력 : 2015-1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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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모처에 수구(水口·氣가 들고나는 곳)가 좁고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인 조롱박 형상의 집을 감결(勘決·잘 조사하여 결정함 )한 적이 있었다.

    수구에 맞닿는 곳은 도로였으나 마을과는 거리가 꽤 있어서 자동차로 인한 바람살을 받지는 않았다. 마을은 남향이며 뒷산(주산)은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마을의 흉풍인 북서풍(北西風·중국과 몽골사막에서 부는 황사 바람)과 북동풍(北東風·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미세먼지 바람)을 막아주어 생기가 감도는 안온한 마을이었다. 도심에서 생활하다가 귀향해서 부부가 말년을 노모와 살기 위해 옛집을 헐고 새로 짓기 위해 ‘터의 길흉’과 방과 주방 등의 배치를 문의했다. 주산인 뒷산은 집을 보호해주는 병풍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곡이 마을 사이로 연결돼 있어서 습한 기운의 영향을 받는 집들이 있었다. 계곡의 물(도로)은 의뢰인의 집을 감싸고 합수(合水)돼 사행천(蛇行川)을 이뤄 흘러가는 물의 형상을 볼 수 없으며 앞집에 가려 보이지 않는 물은 마을회관 앞에서 모이므로 이를 암공수(暗拱水)라 한다. 암공수는 작은 안산에 가려 혈(의뢰인의 생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길수(吉水)로서 암공수가 있으면 식록과 오복을 갖추고 자손은 벼슬에 오르며 오래도록 번성할 집이 된다.

    좌측 산인 청룡(靑龍)이 벌어져 있어 남자는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안산의 형태는 삼태봉(三台峰)으로 삼형제가 나란히 과거에 급제하며 흉풍과 살기를 막아주는 산이었다. 생가에서 볼 때, 안산의 좌측에 있는 규봉(窺峰)은 일명 월견(越肩)이라 하여 도둑이 생가를 넘겨다보는 형상이어서 도둑질을 당하거나 재물을 잃게 된다. 비보(裨補)로 부속건물을 짓거나 나무를 심어 규봉이 보이지 않도록 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생가의 우측(마당에서 집을 볼 때의 방향)에 있는 텃밭은 지기(地氣)가 없고 흉한 파(波)가 땅속에서부터 계속 올라오고 있어서 절대 집을 지어서는 안 된다 하고 계속 텃밭으로만 쓰도록 했다. 텃밭 아래에 위치한 집은 흉가로 불리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부터 삼대가 자살을 했다고 조심스레 말을 해주기에, 마당의 우거진 풀을 헤치고 들어가서 지기를 파악해보니 흉한 기운이 가득했다. 비록 지기(地氣·땅의 정기)의 흉함이 원유(原由·원인과 이유)의 전부가 아니라 할지라도 영향을 미쳤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얼마 전,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아주머니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의 길흉에 대한 감결을 의뢰한 적이 있었다. 안방과 작은방 2칸 중에서 유독 안방만 유해한 기운이 나오고 있었다. 아주머니에게 작은 방에서 자도록 권유를 하자, 자신은 안방에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기에 터가 센 것 같아서 5년 전에 다른 방으로 옮겼는데, 남편은 말을 듣지 않고 “센 터는 누르면 된다” 하면서 계속 안방에서 자다가 어느 날 몸의 한쪽을 쓸 수 없는 반신불수가 되어 현재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인간이 자연을 이길 수는 없다. 자연 앞에 항상 겸손하고 자연의 흉한 기운이 있다면 피하거나 비보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간혹 마을에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된 노거수(老巨樹)가 있는 곳을 볼 수 있다. 노거수가 있는 곳은 오랫동안 건강하게 생명활동을 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진 곳이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에도 좋은 터임이 분명하므로 이러한 곳을 유심히 살펴 정착할 터를 구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창녕군 도천면 일리에는 수종이 은행나무이며 수령이 400년, 수고가 20m인 은행나무가 있으며, 충북 청원군 강외면 연제리에는 천연기념물 제522호인 모과나무가 있다. 이 모과나무가 있는 마을 이름은 모과울인데 밀양 박씨의 세거지이며 조선시대 유학자 박훈(1484~1540)의 유허지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제305호인 청원군 오송읍 공북리에는 음나무가 있으며, 충남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의 보석사 입구에는 천연기념물 제365호이며 수령이 10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있고 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의 해남 윤씨 녹우당 입구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500년이 된 은행나무가 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 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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