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 프로젝트 (14) 아픈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수빈이
"생일잔치요? 아직 한 번도 못해봤는데…"보조금 59만원이 월 수입 전부BNK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프로젝트 (14)
- 기사입력 : 2015-06-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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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 상담사가 수빈이, 수빈이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수빈이(11·여·가명)는 어릴 적부터 늘 할머니와 함께였다. 엄마는 수빈이가 세 살 되던 해에 가출했고, 아빠는 돈을 벌어 오겠다며 6년 전 멕시코로 떠난 후 연락이 끊겼다.
어린 수빈이를 위해 할머니(59)는 수빈이를 업고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식당일을 하던 중 다행히 집 근처 양산 소주공단 내 공장의 일자리를 구했다. 월 80만원 정도의 정기적인 수입이 있었지만 그것도 잠깐, 할머니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현재 수빈이네는 소득이 없다. 수빈이는 어리고, 할머니의 건강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가끔 하던 폐지를 줍는 것조차 하기 힘든 상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원금과 가정위탁 아동에게 주는 월 59만원의 공적지원금이 그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전부다.
할머니가 아파서 누워있으면 수빈이는 할머니를 살뜰히 간호한다.
할머니는 “몸이 아파 누워있다가도 수빈이가 ‘할머니가 없으면 나는 누구하고 살아?’라고 눈물 가득한 눈망울로 물어올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누구보다 쾌활하고 긍정적인 수빈이는 간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할머니와 오래 함께 살고 싶기 때문이다. 5학년 치고는 왜소한 수빈이지만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수빈이와 할머니가 사는 집은 낙후지역 부지로 지정된 마을 한쪽의 쪽방이다. 마을에서 어린이는 수빈이 혼자뿐이라 할머니는 수빈이의 등·하굣길이 항상 걱정이다. 또 자신이 잘 먹이지 못해 아이가 작은 것은 아닌지 자책도 한다.
수빈이를 찾은 날 수빈이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왜냐고 물으니 “친구가 생일잔치를 레스토랑에서 하는데 초대를 받았어요”라며 웃었다.
수빈이 생일에는 주로 어디서 무엇을 하냐고 물으니 고개를 숙였다. 생일잔치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해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오는 8월이 수빈이의 생일이다. 항상 외로웠던 생일이 즐거운 날이 될 수 있도록, 수빈이가 건강하게 자라갈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많이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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