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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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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돼 갑니까] 의령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각종 규제에, 주민반대에… 바람 잘 날 없는 풍력단지
산지관리법 등에 묶여 난항 겪다
지난해 규제개혁으로 사업 탄력

  • 기사입력 : 2015-06-0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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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풍력발전단지 공사현장에서 주민들이 반대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
    의령군이 군정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의령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추진된 의령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그동안 산지관리법과 환경 관련 법규 등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진척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대통령의 규제개혁 지시로 그해 8월 14일 산지관리법과 10월 16일 환경관리지침이 개정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이에 따라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사업을 승인했고, 의령군이 지난 3월 토석채취 허가를 내줘 유니슨(주)은 의령풍력발전(주)을 설립해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한우산 해발 870m 능선 3.5㎞에 걸쳐 사업비 496억원을 들여 750㎾ 풍력발전기 25기(총 18.75MW)를 건설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의령풍력발전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고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재앙을 불러온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업체 측은 지난 5월 말부터 벌목작업과 통행로길 공사에 들어갔으나 반대 주민들은 공사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매일 10여명이 현장에서 공사를 막고 있다.

    ◆반대주민 “산사태 우려되고 건강 위협”= 의령풍력발전 반대위원회 측은 “의령풍력발전단지 건설 예정지는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 때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5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는 재난우려지역”이라며 “얼마 전에 답사한 전남 영암풍력발전단지의 경우 가깝게는 550m, 멀게는 3㎞까지 떨어진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입고 있어 공사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영암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편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동네 축사에서 죽은 송아지를 출산한 사례가 있다”며 “저주파 소음에 대해 환경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풍력발전단지와 인근 주택과의 거리가 불과 680m밖에 안돼 이 사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공사를 중단하고, 소음과 산사태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재추진하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지난달 22일 창원지방법원에 ‘의령풍력발전건설사업 관련 허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공사 방해 고발·손해배상 청구”= 의령풍력발전 측은 지난 5월 26일 갑을권역센터 사무실에서 의령풍력 2명, 반대위 7명, 행정 4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자료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 설득에 나섰다.

    업체는 이미 착공에 들어간 만큼 공사를 추진하면서 시뮬레이션을 검토하자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업체 관계자는 “심의 과정에서 시뮬레이션 실시자료가 제출돼 통과됐고, 산사태 위험 등 안전·저감대책이 세워져 허가를 받았다”며 “주민들한테 시뮬레이션 결과를 알리기 위해 설명회를 열려고 했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지난달 27일 재개됐으나 주민들은 공사장비 등을 가로막고 나서 업체 측도 빠른 시일 내 일방적인 공사 중단에 따른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업체 측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반대위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무조건 공사 중단만을 요구하고 있어 이제는 적법하게 허가 받아서 진행하고 있는 공사현장에서의 차량통행 방해 등 일체의 방해행위에 대해서는 업무 방해죄 등으로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공사 방해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풍력발전단지 현장소장 A씨는 “시공에서 준공까지 철저히 해 산사태 등 주민들이 우려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산림이 훼손된 작업로 등에 대해서도 복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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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조감도.

    ◆의령군 “건설 협조하되 관리감독 강화”= 의령군은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적극 협조하는 한편, 시공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의령풍력발전단지 주변에 자굴산 휴양림, 한우산 생태숲, 자굴산골프장 등이 조성되고 있어 풍력발전단지 준공 시 이 지역이 중부경남의 관광명소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의령풍력발전단지가 성공적으로 추진돼 육상풍력의 롤모델이 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령풍력발전단지 설치에 따라 주민들에게 지원되는 정부 지원사업은 특별지원금 7억원과 일반지원금 6억원(3000만원×20년간 지원)이고, 의령풍력발전(주)에서는 매년 5000만원씩 20년간 총 10억원을 지역발전기금으로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20년 후 풍력발전단지를 군이 기부채납받게 되면 연간 수십억원의 전기 판매금액이 군 수익으로 들어와 재정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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