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2) 가족력으로 섬유종질환 앓고 있는 민정이
쇄골뼈 덮은 혹…형편 어려워 치료 못해장애 외할머니·외삼촌과 생활외삼촌 월급 100만원이 수입 전부
- 기사입력 : 2015-03-13 07:00:00
- Tweet
창원시 사례 관리사가 민정이와 외할머니의 얘기를 듣고 있다.
“할머니~ 학교 다녀왔습니다.”
대문 밖에서부터 민정(11·가명)이의 우렁찬 하교 인사가 들려온다.
섬유종질환을 앓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민정이는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외투와 가방을 외할머니께 맡기고 뒷마당으로 달려간다. 민정이가 볼일을 보기 위해 뒷마당으로 달려간 것은 마당 한쪽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민정이는 지체상지관절 6급인 외할머니(63), 섬유종질환에 지체하지기능 4급인 외삼촌(39)과 함께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 살고 있다. 외삼촌은 섬유종질환으로 대인기피증까지 앓아 수년째 집안에서만 지내다 주변의 도움으로 지난해 9월부터 면사무소 장애인 행정보조업무를 시작했다.
1년 계약직 장애인 행정보조 업무여서 오는 8월이면 계약이 종료돼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민정이네 월수입은 외삼촌의 월급 90여만원과 외할머니·외삼촌의 장애수당 6만원을 더해 100만원 남짓이 전부다. 이마저도 월세 30만원을 빼고 나면 세 가족 생활비와 민정이 양육비 충당에도 빠듯해 정기적인 검사와 치료는 언감생심이다.
외할아버지의 유전으로 섬유종질환을 앓고 있던 민정이 어머니는 민정이를 임신한 후 섬유종이 몸에 급속도로 퍼졌다. 출산 후 본격적인 조치를 받으려 했지만 이미 치료시기를 놓쳐 민정이 첫 돌을 한 달 앞두고 눈을 감았다.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던 민정이 아버지가 나타나 양육을 책임지겠다며 민정이가 7살 되던 해 데려갔지만, 2년 뒤 할머니를 찾아와 민정이를 맡기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가족력인 섬유종질환 증상이 민정이에게 발현된 것은 초등학교에 취학할 즈음이다. 현재 민정이는 섬유종질환으로 쇄골뼈 주위에 혹들이 자라고 있어 여름철 짧은 옷을 입지도 못한다. 앞으로 성장기 호르몬 변화가 생기면 혹이 몸 전체로 퍼질 가능성도 높다. 외할머니는 민정이 장래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민정이는 성격이 밝아 친구들이 많다. 얼마 전에는 같은 반 친구 생일에 초대받았지만 외할머니는 생일 선물을 준비해 주지 못할 형편이라 민정이를 보내지 못했다.
외할머니는 “민정이가 좀처럼 떼를 쓰지 않는 편인데 친구 생일에 참석하지 못하게 할 때는 서럽게 울어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한숨지었다.
글·사진=양영석 기자
※도움 주실 분 후원계좌= 경남은행 548-22-0483075(박광여)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희망나눔 프로젝트] (38) 화상으로 수술 절실한 정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7) 아빠와 둘이 사는 12살 연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36) 아픈 몸으로 아이 넷 혼자 키우는 성우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35) 혼자 사는 민서 이야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4) 통풍 걸린 아빠와 재훈이 형제 이야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3) 가정폭력에 시달린 한부모가정 현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32) 어머니·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우진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31) 심장이식 아버지·베트남 어머니와 사는 현준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30) 노령연금에 의존하는 조손가정
- 희망나눔 프로젝트 (29)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주혁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28) 간호사가 꿈인 라희
- [희망나눔 프로젝트] (27) 신생아 때부터 신부전증 앓고 있는 정훈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6) 엄마·아빠가 많이 아픈 정현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5) 김해 사는 장애인 정호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24) 김해에서 조부모와 사는 희은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3) 몸 아픈 베트남 출신 엄마와 단둘이 사는 다정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2) 낡은 슬레이트 집에서 여섯가족 살고 있는 상구네
- 희망나눔 프로젝트 (21) 비좁은 집에서 홀어머니와 삼남매 생활하는 현신이네
- 희망나눔프로젝트 (20) 컨테이너 박스에서 사는 할머니와 두 손자
- 희망나눔프로젝트 (19) 3살때 화재로 전신화상 입은 대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18) 아빠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받은 민재네
- 희망나눔 프로젝트 (17) 아버지 여의고 어머니·남동생과 사는 지연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6) 아빠 없이 정신장애 있는 엄마와 사는 다영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5) 한부모가정서 두 여동생과 사는 혜영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4) 아픈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수빈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3) 밀린 월세·도시가스비 못내 막막한 '지민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1) 자동차정비사 꿈 키우는 현명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0) 쓰러질 듯한 슬레이트 집에 사는 8살 지우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9) 한쪽 눈 안보이는 지영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8) 과학자의 꿈 접으려는 민성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7) 유재석 같은 MC가 꿈인 경모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6) 김해 슬레이트집 사는 재호네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5)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손가정 영호네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4)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경철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3) 하반신 장애 부자의 아픈 사연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2) 수연·두나 자매의 소원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 13살 준혁이의 꿈
- 양영석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