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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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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사천 신수도

가을 하늘빛 닮았네, 작은 바다 정원
삼천포항에서 2㎞ 떨어진
사천 6개 유인도 중 가장 큰 섬

  • 기사입력 : 2014-11-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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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수도 북쪽의 후릿개 전망대에서 바라본 추도. 썰물 때 바닷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섬은 몇 개나 될까.

    국토해양부는 2010년 1월 기준 유인도 482개, 무인도 2876개 등 총 3358개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010년 6월 당시 안전행정부가 ‘한국의 명품섬 Best 10’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사천시 신수도가 포함됐다. 선정 기준은 잘 모르나 신수도가 한국 10대 명품 섬에 들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가을의 끝자락인 지난 10월 25일, 신수도를 만나러 길을 나섰다.



    사천 유인도 중 가장 큰 섬

    신수도는 삼천포항에서 남쪽으로 약 2㎞ 떨어져 있다. 면적 1.0㎢, 해안선 길이 9.3㎞로 사천시가 거느린 6개 유인도 중 가장 큰 섬이다.

    옛 이름이 침수도인 이 섬은 산봉우리와 크고 작은 바위의 수가 52개라 하여 쉰두섬이라고도 하고 용 모양의 와룡산 용두가 물속에서 솟아올라 신두섬으로도 불리다가 지금의 신수도가 되었다고 한다.

    신수도로 가려면 삼천포유람선 선착장과 삼천포수협 사이 통영해경 삼천포출장소 바로 옆에 있는 신수도 승선장(사천시 서동 322-68)에서 배를 타야 한다. 승선장에서 바로 신수도가 보인다.

    신수도행 전용선 ‘새신수도’ 호는 하루 6차례 왕복한다. 운항시각은 삼천포항 출발시각 08:20, 10:30, 12:00, 14:30, 16:00, 18:00(동절기 17시 40분)이고, 신수도 출발시각 07:00, 08:30, 10:40, 13:30, 14:50, 17:30(동절기 17시 10분)이다.

    1인당 승선료는 2000원, 차량은 운전자 포함 1대당 1만2000~1만5000원인데 한 번에 4~6대를 실을 수 있다. 간혹 승선할 차량이 많으면 운항시각 전에 왕복한다. 요금 계산은 배가 출발하면 한다.

    잔잔한 바다를 미끄러지듯 10분가량 가면 신수도다. 신수도에는 현재 2개 마을에 165가구 370명이 살고 있다. 등대가 있는 방파제낚시터 뒤로 보이는 마을이 섬의 중심인 본동(신수마을)이고, 오른쪽으로 제법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이 대구(大口)마을이다.

    배는 대구마을 도선장에 내릴 사람이 있으면 들르고, 없으면 바로 신수마을로 입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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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수도 대구마을 뒤 몽돌해변.



    5㎞ 섬 둘레길과 몽돌해변

    신수마을 도선장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언덕배기 꼭대기에 우뚝 서 있는 교회 건물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 법한 운치를 자랑한다. 아늑한 마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선하면 보이는 바로 앞의 최신식 건물은 신수도복합문화터미널이다. 신수도 바다마을쉼터 조성사업 일환으로 사업비 2억9200만원을 투입, 지난해 6월 착공해 올해 3월 준공했다. 연면적 125.28㎡ 규모의 단층 건물로 도선 대합실, 관광안내센터(매표소 포함), 화장실, 특산물판매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면 신수마을 도선장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주도로를 타야 한다.

    이 도로는 2011년 시에서 7억여원을 들여 자전거나 차량으로 섬을 둘러볼 수 있게 만든 5㎞의 섬 둘레길이다. 해안도로와 산으로 굽이굽이 이어져 쪽빛 남해바다와 곳곳에서 섬들을 조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천히 걸으면 족히 2시간30분은 걸린다.

    바다에서 보아 신수마을 오른쪽 해안로를 따라 20여분 쉬엄쉬엄 걷다 보면 대구마을이 부끄러운 듯 자태를 드러낸다.

    마을 입구에는 지난 10월 조성 완료된 캠핑장과 생태체육공원이 있다. 취사장과 화장실이 갖춰져 있지만 정식 개장을 하지 않아 잠겨 있다. 하지만 성급한 가족방문객이 텐트를 쳐 놓았다.

    캠핑장 뒤 방파제로 올라서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매끈매끈한 몽돌이 빼곡히 박혀 있는 몽돌해변이다. 저 멀리 사량도와 수우도를 감상하면서 파도와 몽돌이 연주하는 ‘차르르 행진곡’을 듣노라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절로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몽돌해변 왼쪽으로 보이는 외딴섬 ‘잘풀여섬’이 정겹게 다가오고, 그 뒤로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모세의 기적’ 열리는 추도

    ‘잘풀여섬’ 방향 해안도로를 타면 푸르게 뻗은 소나무숲과 오솔길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오른쪽 바다를 끼고 천천히 걷거나 차로 잠시 가다 보면 하늘이 열리고 급커브 지점에 다다르면 오른쪽에 속칭 ‘칼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해안가 절벽을 타고 내린 암반이 바다로 뾰족하게 뛰어드는 형상이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암반 위 강태공 몇몇이 세월을 낚고 있다.

    다시 수확을 앞둔 고구마밭 사잇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다 보면 지난 10월 25일 오픈한 신수도의 두 번째 펜션인 ‘에피소드펜션’이 나온다. 펜션을 지나 조금 가다가 오른쪽 내리막길을 따라 해안가로 내려서면 ‘추섬유원지’가 나온다.

    신수도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는 곳으로, 순환도로에서 벗어난 곳이라 자칫 못 찾고 헤맬 수 있다. 섬에 도착 후 사천시 신수출장소 앞에 있는 섬 관광안내도를 숙지해두거나 촬영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추섬유원지와 추도(일명 추섬)는 썰물 때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아담한 모래사장도 있고 전망이 좋아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특히 이곳에서 보는 삼천포항과 삼천포대교의 야경이 좋다.

    현재 추섬유원지에는 2가구가 단체용 목재방갈로 5동과 슬래브 건물 1개 동 2개 방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후릿개서 바라본 일품 조망

    추섬유원지를 나와 오른쪽에 바다를 두고 계속 길을 따라가면 추도와 추섬유원지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바로 신수도 북쪽의 후릿개 전망대다. 이곳에서 보는 추도 전경은 외국의 아름다운 섬 풍경에 손색이 없다.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전망대 아래 후릿개 낚시터의 앞바다는 후리어장을 하던 곳으로, 자갈과 몽돌이 많고 물이 깨끗해 여름철에는 해수욕객이 천막을 많이 친다고 한다.

    후릿개를 지나 길을 따라 돌면 존지널낚시터, 채방골이 차례로 나타나고 멀리 삼천포대교가 우람한 자태를 자랑한다. 마지막 해안로를 돌면 나타나는 북방파제 낚시터를 거쳐 마을에서 공동투자해 위탁운영 중인 신수펜션 및 신수횟집 앞으로 돌아오면 섬 일주는 끝이 난다.

    신수도는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고, 일주도로와 더불어 낚시터와 야영이 가능한 쉼터가 산재해 있어 휴양지로 제격이다.

    바쁘면 당일치기도 좋고, 여유가 있으면 1박2일 이상 머물며 힐링하기에 그만인 섬이다. 섬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섬임에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아직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주말 방문객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천의 대표 섬, 신수도에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으면 어떨까.

    글·사진● 홍정명 기자

    jmh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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