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가을 넋두리- 송홍엽(전 국어교사, 창원시 마산합포구)
- 기사입력 : 2014-11-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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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은 쉼 없이 계절을 나르고
스치는 머리카락 사이로 가을이 파고든다.
소갈머리처럼 헐거워진 벚나무들이
길섶에 소복이 깔아 놓은 낙엽에서
빛바랜 인생의 애잔함이 피어오르고
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매미의 선율도
허공을 맴도는 짝짓기 잠자리에서
구슬픔이 묻어나고 내 마음도 시리다
아직 들녘은 푸르지만 붉은 반점 대추에서
열매를 키운 엄마의 마음 가을이 보인다.
부는 바람에 외로운 맘 행여 나를까
저만치 몸부터 기러기 따라 나선다.
곧 갈대와 억새도 머리 꽃이 피겠지
따끈한 커피 한 잔에 노을이 내려앉은
산자락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세월이여
끊임없는 계절의 수레바퀴 앞에 서서
그대, 시공을 뛰어넘을 수 없다면
이 가을에 붉은 노을이 되거라.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