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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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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도심 야간산행

달빛 머금은 산 아래 불빛 춤추는 밤

  • 기사입력 : 2013-09-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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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 시루봉으로 오르는 산행길에서 한 등산객이 진해의 야경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야간산행은 동호회나 지인들과 함께 가는 게 안전하다.
    진해 장복산에서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창원미래클럽 산행팀.
    창원미래클럽 산행팀이 진해시내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복산을 오르고 있다.



    산 정상에서 보는 야경은 황홀하다. 네온사인과 차량 조명, 아파트촌의 촘촘한 불빛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현기증이 나는 도심에서의 도발적인 야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형형색색 점점이 박힌 불빛들이 눈 속 깊이 투영된다. 거대한 불빛의 숲은 푸근하다. 찌든 몸과 마음을 감싸안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칠흑같이 어두운 산에서 맞는 바람은 더욱 귀하다. 어머니의 손부채처럼 찹찹하고 맛난 시원함이 주르륵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산은 모든 사물을 평등하게 만든다. 가진 자도, 잘난 자도, 뛰어난 자도 모두 한 걸음부터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야간산행은 더욱 그렇다. 어떤 이라도 손을 잡고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함께 갈 수 있는 동료가 꼭 필요하다.

    초가을 9월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낮 기온은 30도에 육박한다. 낮에는 따가운 햇볕 때문에 더워서 산을 오르기 힘들다. 기온이 비교적 낮은 밤에 등산을 하면 기분 좋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휘영청한 달밤이나 일출 시간에 맞춰 정상에 오른다면 일석이조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산길을 걸으면서 아름다운 야경도 감상하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도심 야간산행은 별 계획 없이 훌쩍 떠날 수 있어 좋다. 마음 맞는 이와 함께 ‘번개 산행’을 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특히 평일에도 산행을 할 수 있어 산행 후의 달콤한 숙면은 다음 날 일상생활에도 큰 도움을 준다. 시각, 촉각, 청각, 미각 등 오감을 일깨우는 도심 야간산행. 가까운 곳을 택해 2~3시간 정도 일탈의 기쁨을 맛보는 건 어떨까.

    글=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귀뚜라미와 풀벌레 울음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저벅~저벅~ 산을 오르는 불빛, 이따금씩 들리는 비행기 소리도 정겹다. 불빛을 따라 이름 모를 벌레들이 길동무가 되어 산길을 앞장선다.

    지난달 30일 해가 질 무렵, 창원 안민고개 마루에 섰다. 오후 7시. 아직까지는 불빛이 없어도 길을 가늠할 수 있다. 먼저 시루봉 쪽으로 향했다. 산행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리만큼 길이 편하다.

    왼쪽으로 창원시내 야경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불빛이 필요하다. 헤드램프의 안내를 받으며 본격적인 야간산행을 시작했다. 10분 정도 걸었나, 산불 감시초소가 보이면서 오른쪽으로 진해시내의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 굽이 돌 때마다 창원과 진해의 야경이 좌우로 옮겨 가면서 번갈아 들어온다. 진해는 바다가 있어 시원하다. 산들한 바닷바람이 조금씩 올라오는 땀을 내려가게 한다. 진해가 보이는 길은 시원하고 막힌 길은 텁텁하다.

    곳곳에 갈림길이 있지만 오르기 편한 길로 가면 된다. 다시 만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여유 있는 걸음으로 30분쯤 오르자 왼쪽에 큰 바위가 우뚝 서 있다. 오른쪽 발밑으로 진해만을 따라 수놓은 가로등 불빛이 아름답게 넘쳐흐른다. 바닷물에 비친 은은함은 가슴을 넉넉하게 한다. 한동안 서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다.

    땀이 억수같이 쏟아질 때쯤 넓은 공터에 도착했다. 헬기장이다. 먼저 도착한 토끼 한 마리가 귀를 쫑긋거리고 이방인의 등장에 긴장을 한다. 불빛을 비추자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풀숲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 능선 길이 시작된다. 멀리 불모산 점멸등이 깜박거린다. 오른쪽으로는 아찔한 절벽이 소름을 돋게 한다. 조심해야 하는 지역이다. 능선 길은 창원과 진해의 야경을 고개를 돌리면서 번갈아 볼 수 있어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보는 진해의 야경은 창원과 다르다. 바로 코앞에서 황홀한 자태를 뽐내며 품 안으로 쏙 안기는 아늑한 맛이 있다. 창원 쪽은 저 멀리 손 밖으로 나앉은 모습이다.

    안민고개를 중심으로 시루봉과 장복산이 마주 서 있는데, 어느 산을 오르더라도 창원과 진해의 야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야간산행지로 인기가 있다.

    시루봉 쪽은 길이 평탄해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가기에 적합하다. 장복산 코스는 좁다란 산길을 따라 제법 거센 풀이 올라 있어 상·하의 모두 긴 옷을 입어야 한다.

    다시 안민고개 마루에서 장복산으로 들어갔다. 초입길은 나무계단이다. 반갑지는 않지만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어 그냥 넘길 만하다. 장복산은 왼쪽으로 진해의 야경이 보인다. 시루봉과는 반대 방향이며, 진해만을 바라보는 시야도 달라 또 다른 풍광이다. 가파른 산길도 있어 제법 등산하는 맛이 난다. 장복산 정상에서는 창원과 진해 야경뿐만 아니라 마산 쪽 야경도 볼 수 있어 도심 야간산행지로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대암산, 비음산, 천주산, 무학산, 팔룡산 등 창원 도심 주변에 2~3시간 야간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장복산을 오르다 매주 야간산행을 하는 팀을 만났다. 등산도 하고 사회봉사활동도 하는 ‘창원미래클럽’이다. 이들은 20~30여 명이 매주 금요일에 야간산행을 한다. 2년째 야간산행을 하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유난히 더워 야간산행의 참맛을 진하게 느끼고 있단다.

    창원미래클럽 장지량(49) 회장은 “월 1회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고, 비정규 모임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창원 도심 근처의 산으로 야간산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산행에 참여한 회원은 가족, 자영업, 직장인 등으로 정상에 오른 뒤 하산 길 전망이 좋은 평평한 자리에서 각자 싸온 비빔만두, 김밥, 가래떡, 과일, 족발 등을 나눠 먹으면서 땀을 식혔다.

    주부 반경옥(57) 씨는 유부초밥을 내놓고 “올여름부터 야간산행을 시작했는데, 낮에는 그늘이 없어 산행을 하기 어렵지만 밤에는 시원하고 어둠 속에서 산행을 하면 집중력도 좋아진다”며 “야경을 볼 수 있고,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어 권하고 싶은 취미생활이다”고 야간산행의 묘미에 대해 설명했다.

    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황은진(49·여) 씨는 “처음 야간산행을 천주산으로 갔는데 너무 힘들었지만, 2~3번 산행을 하면서 건강도 좋아져 이제는 정상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며 즐거워했다.

    이들은 막걸리와 맥주 등을 한 잔씩 나눠 마시면서 기념촬영도 하고 서로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하며 동료애도 키웠다. 또 사업을 하는 회원들은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보험업을 하는 김경민(51) 사무국장은 “금요일 술 마시지 않고 건전하게 등산을 하면 주말을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다”며 금요 야간산행의 묘미를 설명했다.

    20여 분 휴식을 취하자 우렁찬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가 가지고 온 음식물 흔적 남기지 말고, 오른쪽으로 진해 야경을 감상하면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서 내려갑시다.” 이 팀의 산행대장인 이권재(55) 씨가 하산을 명령했다. 이 산행대장은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야간산행이 최고다”며 산을 내려갔다.




    준비물

    랜턴 건전지 점검하고 호루라기 휴대전화 챙기세요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손전등, 휴대전화, 호루라기 등 외부에 연락할 수 있는 도구와 구급약, 긴팔외투 등 응급장비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또 초콜릿, 건포도 등 비상식량과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헤드램프, 방수·방풍 재킷 등 기본 장비를 갖춘다.

    우천에 대비한 방수자켓이나 쌀쌀한 산바람을 막아주는 방풍자켓을 꼭 입지 않더라도 배낭에 넣어 가는 것이 좋다. 등산복은 눈에 잘 띄는 원색이나 밝은 빛깔 계열을 입고, 야광 테이프를 배낭이나 옷에 붙인다.

    랜턴은 머리띠형이 편리하다. 시중 등산용품점에서 3만~6만 원에 판매한다. 땀이 많이 나면 불편하기 때문에 모자 위에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 스틱은 체중을 분산해주고 몸의 균형을 잡아줘 체력을 훨씬 절약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어둡기 때문에 무언가를 확인하거나 짚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올마운틴 창원점 이경환(48) 대표는 “야간 산행 때는 랜턴 등의 건전지를 필히 점검해야 하며, 여분의 건전지도 준비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의할 점

    앞사람 놓치지 않게 바짝 따라붙어야

    야간 산행시에는 평소에 익숙했던 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만큼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동호회나 지인들과 함께 산행을 하는 게 안전하다. 일행 중에 산행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낮 산행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코스를 정하고 일기예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 산행 시간은 2~3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부상 예방을 위해 산행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보호하고, 경직된 몸을 풀어 주어야 한다. 특히 산행시에는 몸의 균형을 잃어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쪽 발로만 서서 균형을 잡는 발목 근육 강화 운동을 충분히 한다.

    이권재 경남산악연맹 수석부회장은 “야간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체조를 하면서 몸을 풀고, 산행 도중에는 앞사람을 놓치지 말고 바짝 따라붙어 안전한 등산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멧돼지를 만날시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움직여서 멧돼지를 흥분시키지 말고, 등을 보이며 달아나서도 안 된다. 천천히 멧돼지를 응시하며 물러서거나 주위의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에 몸을 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 내비게이션 ‘트랭글 GPS’ 앱

    등산코스 음성안내, 이동거리 속도 등 실시간 체크

    등산 내비게이션 ‘트랭글 GPS’ 앱을 이용하면 편안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 앱은 다양한 등산코스를 탐색해 주고 차량 내비게이션과 같이 음성으로 갈림길 방향과 거리를 안내해 준다. 또 자신의 이동거리, 속도, 소모 칼로리 등의 기록을 실시간 체크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밖에도 전국 캠핑장 정보나 자전거길 정보 등을 제공하고 산행후기 등의 커뮤니티 기능도 갖췄다. 산봉우리에 오를 때마다 받는 배지는 랭킹포인트로 쌓여 등급이 매겨진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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