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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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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탈의실 없는 남녀공학 합반학교

“성장기 인권 침해” VS “수업 공간 우선”
중학교 154곳 중 35%·고등학교 110곳 중 41% 탈의실 미설치

  • 기사입력 : 2013-08-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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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특수학교를 제외한 중·고등학교 455곳 중 남녀공학 학교는 305곳(67%)이다. 중학교 266곳 중 182곳(68%), 고등학교 189곳 중 123곳(65%)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남녀공학 학교 중 특히 남녀합반(동일 교실에서 생활) 학교는 중학교 154곳, 고등학교 110곳이다. 학급 수로 보면 중학교는 2431학급 중 1373학급(56%), 고등학교는 2315학급 중 1314학급(56%)으로 남녀공학 전체 학급의 절반이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구조이다.

    사춘기로 감수성이 예민한 남녀 학생들이 공동 생활하는 합반학교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인 탈의실은 얼마나 갖추고 있을까.

    중학교는 154곳 중 100곳(65%), 고등학교는 110곳 중 64곳(58%)이 탈의실을 갖췄다. 반면 중학교 54곳(35%), 고등학교 46곳(41%)이 탈의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 성적 감수성이 더 높은 고등학교에서 탈의실 설치가 저조했다.

    남녀합반 중·고등학교의 탈의실 미설치 실태는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에서 더욱 심각하다. 공립학교 182곳 중 52곳(28%), 사립학교 82곳 중 48곳(58%)에서 탈의실 설치가 미흡했다.

    26일 도내 탈의실 실태조사 자료를 낸 통합진보당 석영철(창원4) 도의원은 이를 ‘인권의 문제’로 접근했다.

    석 의원은 “상당수 학교가 탈의실이 전혀 없거나 간혹 여학생 탈의실만 설치하고 있다. 예산과 제도의 미비에 따른 것이지만 탈의실 문제는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급격한 신체변화와 사춘기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학교 내 탈의실이 없어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낀다면 이는 성장기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있어서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2011년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에 게재된 ‘중학교 혼성학급의 체육수업 시 탈·착의 및 탈의실 이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이 학교 내 편의시설 중 제일 필요로 하는 것과 개선해야 할 것으로 ‘탈의실 문제’를 꼽아 석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이 ‘문제’에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일까. 주된 이유는 공간 부족, 재원 부족, 필요성 인식 부족이고, 무엇보다 강제 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학교 측은 공간 우선 배정에서 탈의실을 아예 배제하고 있다.

    도 교육청 교육시설과 관계자는 “학교별 교육과정 운영 상 한정된 공간을 우선 급한 것부터 활용하다보니 탈의실 설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학교운영 자율성이 있는데 도교육청에서 강제로 탈의실 설치를 강요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인권 침해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별 문제가 없어 학교에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작년 2월부터 공문을 통해 탈의실 자체적 설치를 유도했는데, 조만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학교별로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탈의실 설치 규정은 서울시교육청만 유일하게 있을 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04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각 학교별로 3개 이상 탈의실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했다. 김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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